최종문 전주대 문화관광대 교수
‘스티브 잡스가 왜 그토록 빨리 타계 했는지 아세요?......일자리 부족은 하늘나라도 예외가 아닌가 봐요. 잡스가 누굽니까? 일자리의 달인 아닙니까? 잡스 Jobs라는 이름 자체도 일자리 이구요. 오죽 급했으면 하나님께서 계획을 앞 당겨서 그를 데려 갔을까요.’스티브 잡스의 사후 일주일 뒤 쯤, 어느 조찬 모임에서 착 갈아 앉은 분위기를 한번 띄워 보고자 내가 꺼내든 회심의 유머 카드였다. 하지만 반응은 별로였다. 여전히 무거웠는데 예사롭지 않은 요즘 일자리문제의 심각성 때문이 아닐는지.
일자리 문제는 진짜 심각하다. 우리나라 1천대 기업의 2005∼2009년의 5년간의 고용과 매출추이를 보면 1천대 기업 중 191개 기업에서 5년간 감소된 일자리는 4만9835개. 2005년 당시 전체 종업원 37만2023명의 13.4%에 이르고, 2005년 267조7462억 원에서 2009년 363조6818억 원으로 35.8% 성장했으니(동아 2010.7.28) 매출은 증가하고 기업도 커졌는 데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 Jobless Growth' 이 이미 ’실존적 구조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일러 주고 있음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는 썩 달라진다. 중소기업들은 연봉 3천5백만원을 제시해도 정규직을 뽑지 못해 난리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비정규직 6백만 시대(통계청)라는 말은 전혀 ‘딴 나라 이야기’ 다.
'비정규직'은 대기업이나 이른바 '좋은 직장' 얘기일 뿐이라는 게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푸념이다. 그래서 기존 사원의 정년을 55세에서 58세로 늘리고 정년퇴직 이후에도 본인이 원하면 계약직으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책마련에 안간힘이다. 지난 6월 고용노동부가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3만1761개를 표본 조사한 결과 소요인원을 뽑지 못한 '미충원 인원'은 11만 4천4백명으로 작년1분기(11만106명) 보다 3.9% 증가했다. 이 현상은 종업원 3백인 미만의 중소기업에서 더 두드러졌다. 3백인 이상 사업체(대기업)는 미충원 인원이 7635명으로 작년(1만1498명)보다 33.6% 감소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미충원 인원 10만6765명으로 작년 (9만8583명)보다 오히려 8.3% 늘었다.(조선 2011.11. 4)
그러면 외식문화산업계의 형편은 어떠한가? 그 보다 훨씬 더 어렵고 심각하다. 국내 인력들의 기피, 외면으로 생긴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지난 2007년 3월 시행된 중국과 러시아 동포들 중심의 ‘방문취업인력’ 들이 내년(2012)부터 허용체류기간인 4년10개월의 만료로 2015년 까지 총 33만5천명이 귀국하기 때문이다. 그 중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인력규모는 약 1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식외경 사설 2011.6.20)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기회라는 말의 유효성은 여전하다. 앞 에서 언급한 대기업군의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 으로 인한 일자리 부족의 문제점을 중소기업과 외식문화산업계의 정규직 미충원인원의 충원 대책으로 해결, 또는 상쇄할 수 있다는 기대가 가능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닌가. 지금 당장 대기업의 미충원 일자리 7,635개와 중소기업 미충원분 10만6765명 등 모두 11만 4,400개의 일자리가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2015년 까지 연차적으로 빠져나갈 외식문화산업계의 10여만개의 ’방문취업‘ 일자리까지 미래 일자리로 간주한다면 일자리 전망이 마냥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11월 9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0만1천명 증가했다. 서비스업에서 일자리가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연합뉴스 2011.11.09). 일자리 늘리기, 중소기업과 외식문화산업이 희망인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일자리문제는 정부 또는 기업 측이 해결해야 할 ‘개수의 문제’이자 취업희망자 측이 눈 높이와 함께 고민해야 할 ‘ 선택의 문제’ 이기도 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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