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 마케팅의 조건
애국심 마케팅의 조건
  • 관리자
  • 승인 2006.05.19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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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순 진(주) 놀부회장
지난 2002년 6월 시청 앞 광장은 온통 붉은 색 물결로 물들었다.
가정에서는 장롱 속 깊숙이 잠자던 붉은 색 셔츠가 새롭게 빛을 보았고 원단을 판매하는 도매상가에서는 붉은 색이 동이 날 정도로 레드의 열풍이 한반도 전역을 뜨겁게 달구었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르신들에 이르기 까지 목이 터져라 외쳤던 국민들의 응원 모습은 주요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가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켰다. 아마도 3.1 독립 만세의 감격이 이러했으리라.
과연 전 세계가 놀랄 만큼 폭발적인 에너지는 어디에서부터 나왔던 것일까? 그것은 바로 애국심이라는 감성코드에서 비롯된 것이다.

▷ 애국심도 마케팅이다

애국심은 상업적이던 그렇지 않던 간에 사람과 사람, 계층과 계층, 기업과 기업을 연결해 주는 화합과 단결을 위한 주요 코드로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 일류기업들은 애국심에 호소하는 애국심 마케팅을 통해 기업의 위기를 극복해 왔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미국 경제는 도요타, 소니 등을 앞세운 일본의 공습에 안방시장을 내줄 만큼 초토화 되었다.
당시 전 세계 언론은 제 2의 진주만 공습으로 표현할 만큼 일본 제품의 미국 시장 선점은 "이제 미국은 끝났다"라고 체념 할 정도로 큰 충격 이었다. 사전에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철저히 분석하고 미국 시장에 진출했던 일본 기업들과는 처음부터 상대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미국 기업들은 일본 제품의 공습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애국심이었다.
기업이 망하면 국가 경제도 망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회색 톤의 암울한 광고를 미국 전역에 방영함으로써 자국민들의 애국심에 호소했던 것이다. 이 광고는 결국 미국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어 놨고 미국 기업들의 애국심 마케팅 전략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그러나 과연 미국 국민들은 애국심 하나에 감동했던 것일까?

▷ 애국심에도 조건은 있다

과거에는 만들면 팔리던 시대였다. 정보와 물류가 단절 되었던 시대 이야기다. 그 시대에는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품질과 서비스가 조금 나빠도 애국심에 호소하면 어느 정도 정상참작이 되었던 시대였다. 그러나 지금 시대는 디지털컨버젼스 시대, 정보의 시대, 유통과 물류의 시대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다양한 상품을 검색하고 주문할 수 있으며, 몇 일이면 물건을 받아 볼 수 있다. 품질이 나쁘면 반품하고 다른 것을 선택한다. 이에 나는 "더 이상 품질과 서비스 없는 애국심은 없다"라고 단언 한다.

필자가 경영하는 기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우리 음식문화를 전도하는 기업이다. 19년이 지난 지금도 필자는 늘 뜨거운 땡볕과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기다려 주는 고객 한 분 한 분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은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왜냐하면 기다리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까지 기다려 준다는 것은 우리 브랜드의 맛과 서비스에서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음식의 기본인 맛과 서비스가 없는데 우리나라 음식이 몸에도 좋고 하니 "한국 사람은 토종음식을 먹읍시다"라고 아무리 애국심에 호소해 본들 한 번 실망한 고객의 마음은 잡을 수 없는 것이다.

지난 월드컵 때 온 국민이 붉은 악마가 되어 시청 앞 광장을 비롯해, 거리 곳곳을 붉게 물들였던 모습 뒤에는 세계 4강이라는 최상의 품질을 제공했던 태극 전사들의 투혼이 국민들의 가슴을 울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몇 일 후면 또다시 거리에는 붉은 색 물결이 춤을 출 것이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번에도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수준 높은 경기를 통해 감동의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애국심에도 조건은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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