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칼럼> 과학과 소비자의 인식 간극 줄이기
<식품칼럼> 과학과 소비자의 인식 간극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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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1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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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사)한국식품안전협회 회장
우리 실생활에서 같은 사안을 놓고 개인과 집단 간에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특히 과학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이를 받아들이는 일반인 간에는 이해의 방법이 같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보면서 이해 당사자 간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일반적으로 과학은 사실에 근거를 두고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입증하고 증명이 가능한 대상만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이를 수용하는가 하면 일반인은 제시된 사실과 함께 각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여러 경험과 지식을 바탕 그리고 일반적인 감성을 작용시켜 단순화 되지 않는 복합적인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방사선 조사 식품 등 소비자의 거부감

과학을 다루는 사람은 하나의 주제가 있을때 명확한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 각자의 기준이 있어 과학적 결과에 동의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충분한 의사소통의 기회가 필요하다.

한 예시로 식품 분야를 들어보자. 사실 매일 먹고 있으면서 건강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식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식품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들은 더 민감하게 반응해 사안에 따라서는 국가적인 뜨거운 감자로 발전한다. 이런 논란의 중심에는 이 분야 전문인들과 일반인 간의 인식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경우가 있어 사회적 혼란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광우병 파동의 경우 식품학자들은 그 원인을 제대로 알고 있으므로 과학적 기준으로 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도록 정확히 관리하면 안전성에 대해 크게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과학자들의 의견을 반신반의하며 확신을 갖지 못하고 불안해한다.

또한 방사선 조사 식품에 대한 거부감 역시 과학자와 일반 소비자간 인식의 차이가 심한 경우이다. 과학적으로는 안전수준에서 방사선 조사를 하면 인체에 전연 해가 없으며 자손에게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해 주어도 방사선을 방사능, 즉 원자폭탄과 동일시하는 개념을 쉽게 떨쳐버릴 수가 없는 상황이다.

식품분야나 의료분야에서는 영양소나 성분 변화가 있는 열처리 보다는 열을 사용하지 않고, 유해 미생물을 거의 완전히 사멸시킬 수 있으니 식품의 안전성과 보존성 향상 등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새로운 처리 방법으로 알려져 있고 심지어 꿈의 살균 방법이라고까지 얘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방사선 조사식품에 대하여 안전하지 않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예로 유전자재조합작물(GM)에 대한 인식이다. 지금까지의 과학적 연구결과에 의하면 GM의 안전성은 확보돼 있는데 소비자는 이에 대하여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으니 어느 가공식품업체가 소비자가 거부하고 있는 GM을 선뜻 원료로 사용하겠는가?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도 방사선 처리하지 않은 원료 수매를 위하여 세계 여러 나라를 뒤지고 있으나 수입 대상국과 그 양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으니 식량사정이 어려운 우리나라는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지 큰 숙제로 남는다.

일반인 눈높이에서 과학적 사실 설명 필요

그 외 L-글루타민산나트륨(MSG)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문제가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 조미료인 MSG는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천연식품에도 이미 상당량 함유돼 있는 생활속 하나의 식품이다.

일반적으로 조미료로 사용하는 양의 수준에서는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 국제 안전기구의 종합보고서에서 밝혔는데도, 식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업체의 상품 광고에서까지 MSG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니, 과학과 일반인의 인식 차이는 참으로 좁히기 어려운 처지다. 이런 국내 소비자의 거부 반응으로 세계 선두를 차지하던 우리 관련 발효기술이 외국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 있다.

이제 관련 분야 과학자들이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과학적 사실을 설명하고 이해를 도우면서 꾸준한 대화의 통로 마련만이 우리 서로의 인식 차이를 좁힐 수 있는 길이고 한편으로는 국익에도 도움이 되는 길이다. 또한 이런 노력이 우리 식품산업과 어려운 처지에 있는 국가의 식량자원 확보, 그리고 국론 통일에도 보탬이 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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