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황제내경(1) - 장수(長壽)의 비결
<월요논단> 황제내경(1) - 장수(長壽)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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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04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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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중국의 삼황오제 신화에 의하면 태호복희씨는 불의 이용과 역술의 기초가 되는 이경(易徑)을 썼다고 하며, 염제신농씨는 농사법과 약초의 이용법을 발명하여 신농본초(神農本草)를 썼고, 황제헌원씨는 의술과 침구술을 개발하여 황제내경(黃帝內徑)을 저술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황제내경은 질병의 원인을 좀 더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중국의 전통적인 철학사상에 근거하여 질병을 인간과 우주 즉 환경과의 조화가 파괴된 것으로 보고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의 원리로 고치려고 한 것이다.

그 기원은 동북아 국가형성기인 기원전 3000년경의 신화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나 실제로 문자가 만들어져 저술된 것은 기원전 722~221년간 춘추전국시대 말기에 쓰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후세에 많이 개수되어 소문(素問)과 영추(靈樞) 두 편이 현존하고 있다. 황제내경 소문은 아래와 같이 시작하고 있다.

황제(黃帝)가 말하기를 “내가 듣기로 예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늙지 않고 100세 이상을 살았는데, 요즘 사람들은 일찍 늙어 50세 밖에 살지 못한다. 이것이 환경의 변화 때문이냐? 아니면 사람들이 올바로 사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냐?"

이에 기백(箕伯)이 대답하기를 “예전 사람들은 도(道)를 실천하였습니다. 그들은 우주 에너지의 변환을 나타내는 음양의 균형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에너지의 흐름을 증진하기 위하여 스트레칭, 마사지, 호흡법을 혼합한 도인(導引)체조를 했습니다. 또한 명상을 통하여 우주와 그들 스스로의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조화하는 법을 알았습니다. 그들은 균형 잡힌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었으며, 자고 깨는 것을 시간 맞추어 규칙적으로 했으며, 몸과 마음에 지나친 스트레스를 피했으며, 모든 일에 지나치게 탐닉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몸과 마음의 평안을 유지했으므로 100세 넘게 사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사람들은 사는 방법이 달라져 술을 물 먹듯이 마시며, 파괴적인 행위에 지나치게 탐닉하고, 콩팥에 저장되어 있는 정액(精液)을 쏟아내어 기(氣)를 소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기의 에너지와 활력을 보존하는 비법을 모르고 있습니다. 감각적인 흥분과 순간적인 쾌락을 찾을 뿐, 자연의 리듬과 우주의 질서를 무시합니다. 이와 같이 생활방식과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고 잠을 제대로 자지 않는 요즘 사람들이 50세에 이미 늙어 보이고 곧 사망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옛날에 도를 이룬 사람들이 말하기를 병을 일으키는 근원에 대하여 스스로를 보호하라고 했습니다. 정신적으로는 늘 평온하고 지나친 욕망이나 공상을 피하고, 본래의 순수하고 맑은 마음을 인식하고 지켜나가라고 합니다. 몸속의 에너지가 거침없이 잘 순환하고 마음의 에너지가 흐트러짐 없이 집중한다면 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평온하고 정직하게 살았으며 무모한 욕망이나 야망을 가지지 않았으므로 양심에 때 묻지 않고 두려움 없이 살았습니다. 그들은 활발히 살았으나 결코 스스로를 소모하는 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영양가 있는 기초적인 음식과 계절에 맞는 화려하지 않은 의복으로 아주 단순하게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삶의 자리에서 행복을 느끼며 시기나 탐욕을 부리지 않았으며, 남을 동정하고 도와주며 정직하고 파괴적인 습관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았으며 역경에 처해도 중심을 잃지 않고, 사람을 대할 때 그들의 지능이나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공정하게 대하였습니다.”

현대의 물질문명에서 스트레스로 지치고 병든 사람들을 치유할 때 흔히 말하는 조언을 3천년 전에도 꼭 같이 하고 있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장수의 비결을 요약하면 욕심을 부려 무리하지 말고, 사람과의 관계를 평안하게 하고, 먹고 입고 자는 것에서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 주변에 보면 90세 이상의 노령에 세상을 떠나는 사람을 흔히 본다. 혹자는 우리의 기대수명이 불원간 백세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장수는 황제내경에서 말하는 장수와는 내용이 좀 다른 것 같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장수는 우리 몸 내면에 축적되고 관리된 자생적 생명력이나 기력에 의한 것이 아니고, 발달된 의술과 기계에 의해 생명을 연장하는 경우가 많다.

질병의 고통과 무기력으로 더 살기를 거부하는 사람마저 기계의 힘으로 억지로 연명시켜 존엄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약이나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먹고 입고 자는 것에서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 건강한 백세를 누리는 지혜를 황제내경에서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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