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칼럼>또 중심을 잃어버린 식약청
<식품칼럼>또 중심을 잃어버린 식약청
  • 관리자
  • 승인 2012.11.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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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본부 책임 연구원
우리는 공업용 쇠기름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필자는 본지에서 식약청이 잘못 대처한 대가가 산업적으로 얼마나 문제가 큰지 1990년대의 쇠기름(우지)파동사건 등 몇몇 사건을 예로 들며 지적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식약청의 오락가락하는 행정이 또 큰일을 내고 말았다. 지난 10월 25일 모 국회의원이 국감에서 라면원료에 벤조피렌이 검출되어 안전성문제를 추궁하자 마치 식약청은 해당 제품에 벤조피렌이 기준치 이상 들어있다는 것과 같은 발언을 하고야 만 것이다.

문제는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식약청이 몇 개월 전에 해당제품원료에 벤조피렌이 검출되었지만 여러 기준으로 볼 때 기준치 이하 검출되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제품을 국회에서 문제 삼고 언론에서 떠드니까 이를 번복한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이러한 보도가 나가자 중국, 일본, 대만 등에서 난리가 났다. 당장 해당 몇몇 제품이 마치 벤조피렌이 다량 들어 있는 것 같이 보도되고 국가차원에서 회수 조치를 내리고, 급기야 한국제품이 다 문제가 있는 것같이 보도되고 난리가 나버린 것이다.

이 얼마나 식약청이 생각없이 대처한 결과가 큰 것인가? 그 잘못 대처한 발언(‘허용기준치를 넘는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든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회수 안한 것은 잘못이다’)이 이렇게 커질 파장을 생각하고나 그렇게 대답했는지 궁금하다.

매번 지적하는 것이지만 식약청이 대처할 때 국민의 안전과 식품산업의 발전, 이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식약청 입장에서 보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식약청은 이 두 면을 항상 똑같이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대처해 주었으면 한다. 이번 일같이 식약청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국회의원이 추궁한다고 하여 정치적 논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오락가락한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고 해당 기업(산업)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되고 만다.

다행히도 이달 초 중국과 대만에서 해당 제품을 분석한 결과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공식적인 결과가 발표되어 한숨 돌렸지만, 사실 이러한 결과도 식약청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창피한 일이 아닌가?

식품의 안전에 대한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식약청이 언론에 끌려간다거나 정치적 논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번과 같이 오락가락한다면 결국 식약청에 대한 불신은 높아지고 특히 산업체에서는 느끼는 식약청에 대한 원망은 더욱 커질 것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냉정하고 과학적인 식약청의 대처 절실

이러한 사태를 초래하지 않으려면 식약청은 좀 더 냉정하고 과학적으로 대처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언론이나 소비자단체 등과 대응할 때는 더욱 과학적인 데이터를 갖고 대응하고 설득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언론이나 소비자단체, 국회 등도 문제를 제기할 때는 좀 더 과학적인 객관성을 확보하여 신중하게 제기해 주었으면 한다. 물론 그들에게 과학적인 데이터를 요구하는 지나친 우리의 욕심일지 모른다.

그러나 어찌 보면 식품산업도 국가가 살아남아야 할 먹을거리 산업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이다. 마치 모든 식품산업을 죄인 취급하듯이 함부로 보는 시각도 좀 바뀌었으면 한다.

국민도 식품에 대한 안전성문제가 언론에 자꾸 보도되는 것은 모든 식품이 약품보다 안전에 문제가 있어서 보도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사실 약은 약간의 안전에 관하여 문제가 있어도 허가된다. 그 이유는 당장 치료 효과가 있다면 약간의 부작용도 허용되는 면이 있는 것이 약이다. 반면에 식품은 365일 꾸준히 먹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안전에 문제가 되는 것이 있으면 허락되지 않은 것이 식품이다.

그래서 식품에 안전성이 문제가 있으면 큰 뉴스거리가 되는 것이며, 언론에서도 먹거리의 안전성에 대하여 크게 다루는 것이다. 따라서 언론에 식품의 안전성에 자꾸 오르내린다고 해서 모든 식품에 대하여 문제가 있는 것 같이 받아들이거나 또한 매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벤조피렌이 문제되는 것은 일상적으로 고기를 구워서 먹는 것이나 공기 중에 벤조피렌에 노출될 때 생기는 문제가 이번 해당식품에서 발생되는 벤조피렌보다 문제가 아마 더욱 심각할 것이다.

아무튼 식약청은 중심을 잡고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와 우리나라가 안정되고 먹고 살 수 있는 식품산업의 발전을 균형있게 봐 주길 바란다. 그리고 국민의 안전을 생각하는 단체나 모임도 식품의 안전문제를 제기할 때는 다른 측면 국가 산업적인 측면도 동시에 봐주기 바라며, 모든 문제는 과학적으로 검증을 거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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