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에서 콘텐츠의 중요성
식품산업에서 콘텐츠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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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1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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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본부 책임 연구원
얼마 전 필자는 모처럼 만에 남도 여행을 다녀왔다. 남도하면 무엇보다도 떠오르는 것이 아름다운 바다 풍경, 노래와 음식, 또한 그에 따른 역사의 아픔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우리는 역사의 아픔 속에서도 항상 마음에 깊숙이 자리 잡고 뭉클하게 하는 것이 이순신 장군의 왜군을 물리친 역사이다. 그 질곡의 역사 속에서도 당시의 이순신 장군의 승전역사는 현재 우리 민족의 자부심을 항상 일깨워 주고 있고 세계화의 경쟁 속에서도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여러 분야에서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또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나는 항상 우리나라 음식과 그 산업이 세계의 무한한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분야 중에 하나임을 확신한다.

무한한 잠재력 지닌 식품산업

그런데 현재의 정책으로는 이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하지 못하고 오히려 우리나라 음식의 장점을 없애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정책의 예를 들면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식품에 서양요리를 접목하는 국적 없는 퓨전화, 우리나라 식품의 표준화, 식품개발 정책, 식품기술개발과 지식재산권(특허)화 등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식품의 표준화 사업이다. 산업화시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음식은 조리하는 걸리는 시간과 먹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분명 산업화에 장애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신기술(서양기술)을 도입해 표준 레시피 개발, 표준 공정, 표준 영양섭취 등 표준화를 우리나라 모든 음식, 술,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등에 확대하려고 한다. 이러한 정책은 산업화, 개발시대에는 분명 맞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는 개발시대, 산업화시대를 사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개성의 시대, 삶의 질 시대, 소위 로하스(LOHAS·life 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에 살고 있다. 어떻게 하면 밥 먹는 시간을 줄여 일하는 시간을 늘리느냐에 측면, 즉 산업화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식품은 세계적인 경쟁력이 없다. 이러한 관념을 버리지 못하니까 우리나라 식품의 세계의 일류 상품으로서의 무한한 잠재력이 있음에도 그 실체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역으로 로하스 시대에는 우리나라 음식의 단점이었던 것, 음식을 만드는데 많이 걸리는 시간, 음식을 먹는데 걸리는 시간 등도 장점이 되는 시대이다. 물론 여기에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콘텐츠가 있어야 되는 것이 전제 조건임은 물론이다.

서양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동양인들의 사고방식과 다른 분석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식품을 세계화, 특히 서양인을 대상으로 세계화시키려면 그들의 분석적인 사고의 영역에 감동시킬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식품산업 콘텐츠의 핵심은 스토리텔링(storytelling)과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scientific evidence)이다. 스토리텔링하면 꼭 역사적, 문화적 스토리텔링만 생각하는 데 꼭 그것만은 아니다. 물론 역사적, 문화적, 지리적 스토리텔링도 중요하다. 서양바이어들은 거기다가 우리나라 식품의 제조, 공정과정 중에 물질의 생성, 음식성분의 변화, 특히 발효식품과 같은 슬로우푸드(slow food)와 같은 경우 발효과정 중에 어떤 성분이 어떻게 변화하고, 어떻게 적용하는 지에 대한 스토리텔링과 더 나아가서는 이러한 음식의 무엇이, 어떻게, 왜 몸에 좋은지 등 기능성을 분석적 즉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우수 전통식품의 과학적 스토리 개발 필요

많은 사람들은 콘텐츠에 있어서 과학적인 증거가 식품의 건강 기능성에 대하여만 필요한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과학적인 증거는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인 스토리텔링에도 반드시 필요하며 더 중요하다. 본인이 수년 동안 만나본 식품산업의 현장에 있는 기업가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가 스토리텔링이며 과학적인 증거가 절실한데, 이 콘텐츠가 없다. 우수한 전통식품을 발굴하고 그 비법을 알아내고 보존하며 이를 과학적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번 남도 여행에서 얻은 매우 절실하고 시급한 결론이다. 이러한 전통적인 비법을 가진 분들이 세상을 하나하나 떠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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