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발효식품 때리기
우리 전통발효식품 때리기
  • 관리자
  • 승인 2013.11.1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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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사)한국식품안전협회 회장
수천년 간, 우리 민족이 먹어 왔고 밥상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아왔으며 입맛을 돋우면서 건강을 챙겨주고 우리 식탁을 풍요롭게 해왔던 우리의 대표 전통발효식품, 즉 김치, 장류, 젓갈 등이 고염식품이라며 표적이 되고 있고 있다. 즉 식염함량이 높아 과량의 나트륨을 섭취하게 만드는 주요 식품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심지어 염 사용량을 적게 하기 위하여 등급을 매기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식염 중 나트륨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과학적 사실은 양면성이 있다. 섭취량이 너무 낮으면 인체에 심각한 생리이상이 생겨 생명까지 위협하는가 하면 과량 섭취 시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적당한 나트륨 섭취량은 평균하여 제시(나트륨 양으로 2천㎎-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는 없다)되어 있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섭취량이 알려진 적정량보다도 높다는 것 때문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에 입각하여 소금, 즉 나트륨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조치이다. 그러나 무작정 모든 식품을 대상으로 저염화 시도를 한다는 것은 옳지 않은 방법이다. 특히 전통발효식품에 있어서는 이들 식품의 특징과 기능, 그리고 안전성 등을 폭넓게 깊이 검토하고 과학적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의견을 내야 할 것이다.
전통발효식품은 음식이면서 지금의 상태로 우리 민족이 공유한 식문화의 뿌리를 이루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전통발효식품의 특징은 오랜 시간 삭히고 뜸 들여 만들어진 고유한 맛과 향기, 그리고 적절한 수준의 짠맛이 어우러진 복합적이고 오묘한 조합의 결과이다.

전통발효식품에서 주요한 구성성분인 소금의 함량이 낮아질 때 일어나는 부작용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그 첫째는 절임의 기본 기능이 달라질 수 있다. 즉 채소나 생선 등은 절임을 통하여 독특한 조직이 만들어지는데 이 특성이 달라져 제 기능을 잃어 독특한 물리적 특성을 잃게 된다.

둘째, 발효관여 미생물의 변화이다.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미생물들은 녹아 있는 소금의 농도에 아주 민감하여 소금의 농도에 따라 증식하는 속도가 달라지는데, 다행스럽게도 유익한 미생물, 즉 젖산균 등은 염 함량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더 잘 증식하는가 하면 식중독균을 포함한 부패성 미생물들은 생장을 억제 당한다. 즉 염절임 식품에서는 소금의 기능으로 유익 미생물들이 부패성 혹은 식중독 미생물을 제치고 발효에 주된 역할을 담당하여 안전하고 독특한 맛과 향을 부여하게 된다. 따라서 염을 줄일 경우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셋째 저염화로 되었을 때는 저장성에 영향을 받는다. 저염의 경우 부패성 미생물 증식 억제 기능이 약화되어 저장성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넷째, 소금 농도 변화에 따라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들이 변하게 되면 고유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우리 전통발효식품은 많은 미생물의 작용에 의하여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고유의 맛과 향을 갖는 식품이 완성되는데 저염화로 인해 관여하는 미생물의 종류와 양 등이 달라지면 자연히 김치의 맛도 변하게 되어 고유의 풍미를 잃을 수 있다.

근래 발표된 의학 분야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소금의 폐해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으나 낮은 섭취는 오히려 사망률을 높이고 적정량을 넘어 너무 지나치게 섭취해도 역시 사망율이 높아진다는 결과이다. 적정 수준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소금 권장량보다 높다. 즉 고혈압, 당뇨환자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은 경우 소금 섭취량이 11.5g인 경우였다. 즉 일정 수준의 염 섭취(현재 권장량보다 높다)는 사망률을 낮추고 건강 기능성도 향상시킨다는 의견도 있어 우리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소금 섭취량을 결정하는 데는 모든 변수를 감안하여 아주 조심스럽고 과학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특히 우리 전통발효식품의 경우 한국인의 식이습관, 즉 채소를 많이 먹어 칼륨과 나트륨의 균형, 발효로 새롭게 생성된 여러 성분과 염의 관계, 실제 섭취량, 그리고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먹는 양을 결정하는 선택권이 있다는 것 등을 감안하여 종합인 접근이 필요하다. 총론적인 방향 실정 기준을 바탕으로 수 천년 이어온,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우리 전통발효식품을 자꾸 두들기지 말자. 김치 하나로 1억달러 넘게 수출하고 있고 한국의 대표식품이 된 이 시점에서 이제 우리 전통 발효식품은 우리만의 음식이 아닌 세계인의 식품이 되었고 지금의 상태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건강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찬물을 끼얹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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