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육성, 대기업의 협력이 필요
중소기업 육성, 대기업의 협력이 필요
  • 관리자
  • 승인 2013.11.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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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규 전주대학교 식품산업연구소장/전주대학교 한식조리학과 교수
지난 정부부터 이번 정부까지, 아니 그 이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정부정책에서 중요시 되는 것이 ‘중소기업의 육성’이다. 중소기업은 하나의 산업이 성장하고 굳건한 발전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기업의 형태로 나무에 있어서 뿌리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 전체가 든든하고 열매가 잘 맺히는 것처럼 한 산업에 있어서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다시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중소기업의 육성을 위해서 여러 중소기업의 육성책을 내놓고 있으며, 자금지원, 인력지원, 사업권 보호 등의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아이템 빼앗기’ 안될 말

우리나라의 식품산업을 보면 2011년 기준으로 2만여개의 기업이 있으며, 이 중에서 매출 300억원 이상의 상위 기업은 150여개로 전체의 0.75%이고, 50억원 미만의 하위 업체는 1만9천여개로 9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매출액으로 보면 상위 0.75%의 기업이 식품 전체 매출액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95%의 기업의 매출액은 식품전체 매출액의 18%만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4년전과 비교하면 상위기업의 매출비중은 58.7%에서 65%로 증가하였고, 하위기업의 매출비중은 26%에서 18%로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단순통계치의 확대해석일 수도 있으나 이를 해석하면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올라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는 수치이다.

이러한 원인에는 대기업의 과도한 사업분야의 확장, 중소기업의 사업분야(대기업이 참여하고 있지않던 분야)로의 진출 또는 아이템 빼앗기(비슷한 제품 출시) 등을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얼마 전 지인이 필자에게 하소연 비슷하게 건넨 말이 있다. 대기업의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이 연구 끝에 어떠한 제품을 개선하고 판매량이 늘어나자 협력업체를 관리한다고 여러 차례 방문을 하더니 레시피, 제조기술을 알아낸 후 친척을 통해 공장을 새로 짓고 납품시킨 후 기술을 개발한 중소기업과는 거래를 끊었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예로도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이 생산하고 있던 제품에 대기업이 관심이 있다고 방문한 후에 설명을 듣고 간 후 얼마 있지 않아 유사한 제품이 출시가 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대기업의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기존의 중소기업과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까지 모두 확인을 하고 진행을 하였다는 것이다.

식품시장의 경쟁상황이 심화되어 치열한 시장 다툼을 하게 되고 이미 많은 제품들이 출시가 되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부족한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꾸준한 성장과 이익을 창출해야 하고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야 하는 긴박함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대기업은 충분한 인력과 자본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렇게 어려운 시장상황에서 중소기업보다는 보다 나은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것은 누가봐도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대기업은 그 큰 힘을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보다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데에만 관심이 크고 그것이 보장된 상태에서 나머지 부분에 대한 상생, 동반성장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공정한 경쟁·협력으로 상생하자

일을 하는데 있어서, 그리고 하나의 큰 나무를 만드는데 있어서 혼자만의 힘으로, 기둥만 있는 나무로는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 당장에는 모든 것을 혼자 차지하고 굵은 기둥을 가진 나무로 보일지는 모르지만 협력자가 없고, 뿌리가 없는 나무로 서로가 함께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성장시킬 책임과 의무, 그리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중소기업체를 인수해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이 기존에 하고 있는 사업에 진출해서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기술 향상과 사업성장을 위한 투자를 하고 이를 통해 개발된 중소기업의 우수한 상품의 유통을 통한 적정한 이익을 거두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의 관계를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다.

식품산업이 성장동력으로서 조명받고 있는 지금, 눈 앞에 있는 열매를 따기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과 협력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대기업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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