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후진국은 그렇다 하더라도 선진국을 여행해본 사람들은 느낄 것이다. 우리나라 공중 화장실과 비교하여 그들의 화장실이 선진국 이름에 걸맞게 선진화되어 있는가? 우선 여러 여행지에서 보면 화장실 위치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숫자도 부족하여 불편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며, 동전이 없으면 급한 일을 보지도 못하는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내부는 어떤가? 글쎄 그렇게 청결해 보이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 화장실 내부와 비교해 보면? 모든 공중화장실(터미널, 휴게소 등)에는 화장지가 정갈히 준비되어 있으며 내부는 수시로 청소하여 전혀 불쾌감을 주지 않는다. 더 나아가서 지역에 따라서는 방향제까지 나와 기분을 좋게 만들기도 하고 음악을 틀어놓아 편안한 마음이 들게 한다. 공중 화장실만을 비교하면 아마도 우리나라가 세계 최선진국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시내 거의 모든 큰 건물에는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표시가 되어 있어 지나는 사람 누구나 급한 용무를 해결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언제부터 우리 공중 화장실 문화가 이렇게 최선진국화 되었는가? 아마도 88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경기를 준비하면서 도시환경 개선 사업으로 범국가적으로 행정력을 동원하고 국민이 참여하여 이루어진 결과로 여긴다. 이와 같이 우리의 노력으로 인간 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인 화장실 문화를 개선하여 아주 유쾌한 환경을 만들었다.
이제 다음 차례는 우리 외식업체의 주방 문화를 개선할 때이다. 대중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외식 업체는 이용자 수와 이용 빈도 측면에서 식중독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상존하며 이와 같은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각별한 관심과 관리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외식 종사자뿐만 아니라 주방의 위생 상태를 한 단계 끌어 올려 식중독 사고를 크게 낮추려는 범사회적 노력이 함께 요구되는 시점이다.
주방은 음식을 통하여 맛과 멋을 창조하는 조리사의 일터이며 소비자에게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장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방에서 원부재료를 잘못 관리하거나 비위생적으로 조리하는 경우 심각한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음식의 안전성 확보는 인간의 생명과 관계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우선이며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외식 종사자의 무한 책임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막중한 일을 수행하는 주방의 여건을 개선하고 합리적으로 관리하여 안전한 음식을 만드는 바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 화장실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모범이 되었듯이 이제 위생적이고 안전한 주방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해야 할 때이다. 이미 잘 갖춰진 주방도 많지만, 아직도 열악한 환경에서 음식을 만드는 곳도 적지 않다. 연중 식중독 발생 사례를 보면 집단 급식소와 외식 업체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여(환자 수 비율, 71.4%, 2012)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국가 기관에서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주방의 안전관리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첫째, 주방을 공개, 소비자가 조리 과정을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상호 확인이 가능하게 하여 음식 조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둘째 모든 조리사들이 의무적으로 위생복, 위생모, 위생화를 착용하도록 하여 오염 방지와 마음의 자세를 추스르도록 하고, 셋째 조리업체에 종사하는 관리자와 조리사를 대상으로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위생안전 교육의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사용하는 원료의 안전성 학보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첫 단계로 이력추적이 가능한 원료를 사용하고 위생적으로 전 처리한 식재료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관리를 위한 지자체나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끝으로 정기적인 위생 안전점검을 통하여 흐트러지는 자세를 가다듬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 화장실 문화를 세계적 수준으로 격상시켰듯이 우리 주방의 여건을 개선하여 안전한 음식 공급 차원을 넘어 우리 외식 산업이 세계에 떳떳이 진출하는 바탕을 마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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