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식성은 태초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생존과 관계가 있으며 위에서 분비되는 특수한 공복효소(Ghrelin)에 의해 관리된다고 한다. 그러나 비만을 제어하는 유전인자는 새롭게 발현되지 않은 채 먹을거리가 있을 때 최대한 비축하려는 본능은 전혀 변화가 없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원시시대에는 사냥한 먹이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니 다음을 위해 몸에 비축해야 한다는 본능적 욕구가 강하게 유지되었는데 먹을 것이 풍부한 지금도 그 욕구는 전혀 변화되지 않고 이어진다.
우리 식단은 이제 가공 식품이 과반을 넘어서고 있다. 즉, 우리가 먹는 모든 먹을거리의 60% 이상이 어느 형태로든 가공되어 제품화된 것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소비자가 섭취하는 에너지절감을 위해서는 가정식보다 가공식품에서 칼로리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런 필요에 따라 식품제조업분야의 동참이 기대된다. 통계에 의하면 국민 3명 중 1명이 하루 한 번 외식을 한다(국민건강영양조사, 2014). 외식에서도 열량 섭취를 줄일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네슬레 등 16개 식품 및 음료 대기업이 연계해 자사 생산제품에서 2015년까지 6.4조 칼로리를 낮추겠다고 한다(Medline Plus, 2014. 9.). 이와 같이 감소되는 칼로리는 개인당 일일 78칼로리를 줄이게 되는 양이다. 제조업체가 참여하는 상당히 획기적인 노력이다.
여기서 칼로리만을 낮추는 것을 강조하기 보다 균형영양으로 유도해주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 칼로리를 높이는 주요 식품 성분으로는 지방과 설탕 등 탄수화물이 지목되고 있으며 이들 성분의 함량을 낮추면서도 소비자가 맛이 떨어져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이 느끼는 맛 중에서 단 맛과 지방의 맛이 그 순위에서 제일 앞에 있기 때문에 먹는 즐거움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이들 성분의 함량을 낮게 조절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먹는양을 줄여야한다는 논리가 설득적이나 적게 먹음에 따른 공복의 고통은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킨다.
적당한 양을 제공해 포만감은 주되 흡수되는 칼로리는 낮게 해 우리가 먹는 식품의 구성 성분을 달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 분야의 연구는 상당히 진행되어 비소화성 탄수화물이 다양하게 개발, 상용화되고 있으며 상품에도 적용되는 예들이 있다. 특히 곡류에서는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을 다양하게 처리해 식감을 개선하면서 소화성 탄수화물량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통곡물이 갖고 있는 기능성 성분을 섭취하게 하는 등의 이점이 부각되고 있다.
통곡물을 먹는 경우 포만감도 더해져 1석 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지방대체품도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서 개발되었고 일부는 상업화되었다. 필수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되 지방의 특성을 유지하며 칼로리를 낮추는 기능을 가지면 식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지방에서 오는 칼로리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외식업에서도 밥과 반찬, 육류를 이용한 음식에서 이들 고칼로리 식품의 사용량을 낮춰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의 비만 억제는 이제 심각한 국가차원의 과제가 되었으므로 효과적으로 비만을 막기 위해 연구자, 기관, 그리고 식품제조업체나 외식업 종사자의 합리적이고 수용 가능한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같은 사업은 강제성을 수반하는 국가 주도보다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민간기관이 선도하는 식생활개선운동으로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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