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나라 학생들의 글쓰기의 문제점에 대한 기사가 나온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글을 쓰는데 익숙하지 않고 두려워하며 쓰더라도 요점을 명확히 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외국 학생들과의 차이점을 이야기했다. 그 차이점 즉, 글쓰기의 문제점에 대한 원인으로 어렸을 때부터 대학 시절 그리고 사회에 나가서도 책이나 신문 등의 글을 읽는 절대적인 경험이 부족하고 실제로 글을 써 본 경험이 없으며 정리된 생각을 토론하거나 발표하는 체험이 거의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대학 현장에서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실제 신문, 방송토론은 물론 책을 읽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수업에서 제시하는 보고서마저도 직접 쓰는 것이 아닌 자료를 찾아 정리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또 대학원생들이 논문을 쓰는 데도 글의 구성이나 단어의 선택에 있어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른 중반이 넘어서면서 버킷 리스트에 ‘혼자만의 여행’이라는 것을 적어 놓은지 10여 년이 지나 마흔 중반인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두 번에 걸쳐서 약 20일씩 40일 정도 배낭여행 아닌 배낭여행을 했다.
대학교를 다니던 80년대에는 대학생들에게 배낭여행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도 않았을뿐만 아니라 해외 여행도 그리 많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한 경험은 강의나 책, 영화 등에 의한 간접 경험이 대부분이었다. 그 이후 주로 학회 참가, 업무 출장 등으로 해외를 나갈 기회가 많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여러 나라에 대한 문화, 음식, 역사 등을 접할 수 있었다.
두 번 혼자만의 여행을 준비하면서 대학생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를 참고해 여행 책자와 관련 나라에 대한 공부를 했다. 실제 그 나라에 가서는 현지 가이드를 통해 역사와 예술에 대한 설명을 접하면서 또 다른 경험과 체험을 통해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두 번의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졸업을 하고 취업 전에 나온 학생, 휴학을 하고 해외를 경험하기 위해 나온 학생, 아르바이트로 여행 경비를 모은 학생, 준비에 2~3개월을 보낸 학생 등 여러 경우의 학생들을 보고 만나고 이야기를 해봤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해외에 나가서 관광지나 돌아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나름 자기의 목적을 가지고 열심히 준비를 하고 직접 보고 경험한 것들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경험으로써 한 부분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대학에 들어온 신입생들을 보면 공부를 잘했던 못했던 것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학생들이 당연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가 있다. 지방에 있는 학교라는 한계점 때문이라기보다는 무언가를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지 못한 것이 큰 원인으로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에게 견학, 현장학습 및 실습, 맛집 탐방, 해외 여행 등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부족한 부분들이 채워져 나가는 것을 보면 체험과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을 바라보면 청춘들이 이러한 경험과 체험의 기회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학점에 대한 압박감, 아르바이트에 의한 시간 부족, 졸업 후 취업에 대한 압박 등으로 청년들의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점점 더 앗아가고 있다.
경험과 체험은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개인에게 쌓은 경험과 체험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의 경험으로 쌓이게 되고 사회 그리고 사회가 속한 국가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해외에서 만난 학생들, 대학에 들어와서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한 학생들, 글을 쓰기 시작한 학생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모두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생을 조금 더 살아온 선배인 필자를 포함해 젊은 청년들을 인재로 키워나가야 할 사회와 국가, 우리는 그들에게 더 많은 경험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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