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명품 & 가짜 명인
가짜 명품 & 가짜 명인
  • 관리자
  • 승인 2006.08.2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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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주)타워호텔 前 대표이사
후덥지근 늦더위에 사회적 불쾌지수까지 치솟는 바람에 안녕하시냐 인사말 건네기도 조련치 않은 요즘, 우스개 소리 한 토막으로 잠시 잠깐이나마 짜증수치를 내려 볼까 한다.

요즘 젊은 네티즌들의 눈높이로 보면 뒤쳐진 듯 썰렁하고 생뚱맞지만 '막 말 횡포'와 '말폭탄 공습'으로 점점 거칠어지는 이 못된 풍조에서는 그런대로 쓸만한 유머가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에는 지금 엄청 웃기는 옹고집 다섯 사람이 큰 소리 펑펑,헛 소리 실실 흘리며 살고 있는데, '으악새' 가 우리나라 텃새의 하나라고 우기는사람이 그 하나요(고복수의 '짝사랑', 정답은 억새 풀,여름 철새 왜가리 라는 주장도 있음), '낙성대' 가 서울대학교가 신림동 이전 기념으로 봉천동에 세운 단과 대학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사람이 그 둘이다.

또한 '회계사'(CPA) 는 조선 중조 때 지은 고찰 '화계사' 의 타이핑 실수 라고 점잖게 일러 주는 사람이 그 셋이라면, '몽고반점' 은 북창동 에서 옛날 짜장면 으로 잘 나가다가 대만으로 이전한 중국음식점이라고 우기는 사람이 그 넷 이다.

그런데 진짜 웃기는 꼴통 옹고집은 자택으로 놀러 온 친구들에게 발렌타인 12년 산을 대접하면서 자기 집에서 5년 동안 보관했으니 17년산 이라고 박박 우기는 사람이라고 한다.


# 정상적 명품 선호 와 병적 명품 몰입 풍조
위의 다섯 번째 옹고집의 발렌타인 이야기에서 보듯 우리나라 사람들의 명품 선호풍조는 유난하다. 선호라기 보다 몰입에 가깝다고 함이 옳을 정도다. 그래서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의 명품 큰 손 이미지가 만만치 않거니와 그 범위가 이제는 자동차,위스키,영화 등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세계적 명품 자동차 회사간의 피 터지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세계 제2위의 판매고를 기록한 외국산 명차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명품 위스키로 알려진 로열 살루트의 경우 면세점 판매분 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 판매량이 세계정상이라는 사실 따위가 그 증거다.

그런데 이 같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명품 선호 풍조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명품 선호 또는 몰입 풍조가 가령 능력과 안목을 두루 갖춘 건강한 소비자계층에 의해 형성된다면 문제 될 게 전혀 없다. 명품선호 현상도 결국은 만족가치를 위한 극한추구라는 소비자 행동의 하나일 뿐 아니라 삶의 질의 향상 이라는 가치실현을 위한 전략적 선택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근로의욕을 부추기고 부의 축적을 이루기 위한 가장 강력한 모티베이션의 하나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런 정상적 소비문화가 아니라 이른바 '묻지마 명품' 중심의 천박하고 비뚤어진 소비문화 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의 가짜 명품 시계 사건이 그 예가 아닌가 한다.

세계1%의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수제품 시계로 영국 왕실의 왕세자빈 등이 애용했다는 이야기에 깜박 속아서 개당 33만원에 수입한 중국산 시계를 최저 5백만원에서 최고 3천 5백만원에 산 사람들이 1백명이 넘는다고 하니(한국경제 2006.8.8), 가령 또 다른 가짜 명품인 '짝퉁'은 진품이 아님을 사전에 알고 그만큼 싼 값이니 차라리 귀여운 편이 아닌가.


# 진짜 심각한 가짜 명인의 문제
상품에만 명품이 있는 게 아니다. 사람에도 명인이 있다. 그리고 명품에만 짝퉁이 있고 가짜가 있는 게 아니다. 명인에도 짝퉁이 있고 가짜가 있다. 정치, 경제,사회, 문화, 예술, 학술, 과학기술, 종교, 사회봉사 등 각계에서 명사, 또는 명망가 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가진 분들 가운데 짝퉁과 가짜들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싱싱한 풀, 맑은 물가로 이끌고 가는 참 지도자인 줄 알았더니 거친 들, 위험한 골짜기로 내 몰고 가는 얼치기 리더였다. 소외된 자, 몸이 불편한 자를 돌보는 참 성직자인줄 알았더니 인면 수심의 마귀였다. 진리 밖에 모르는 외골수 학자인 줄 알았더니 세상의 온갖 권력을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자신의 학문적 권부를 축성한 능수능란한 성공기술자였다.

이 밖에도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이비 짝퉁과 가짜 명인에 속아 살았던가.

'참 교사인 줄 알았더니, 참 기업가인 줄 알았더니, 참 언론인인 줄 알았더니,참, 참, 참'

가짜 명품도 문제지만 '가짜 명인' 이 더 심각한 문제다. 가짜 명품의 경우 피해자가 일부 눈 먼 사람들에 국한돼 있고 리콜, 소송등 피해구제 방법도 그 실효성과 상관없이 제도적으로나마 존재하고 있지만, 가짜 명인의 경우 제도적 피해보상책이 전혀 없을 뿐더러 그피해범위가 그야말로 국민적, 국가적이고 그 정신적,경제적 손실은 측량할 길 없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의 시작과 끝- 결국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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