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조미료 연구소가 필요한 이유
향신조미료 연구소가 필요한 이유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09.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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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사)한국식품안전협회 회장
▲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사)한국식품안전협회 회장

향신조미료는 음식의 꽃이다. 향신조미료가 빠진 음식은 앙금 없는 찐빵이다. 아무리 잘 요리된 음식도 향과 맛이 어울리지 않으면 최종 소비자의 선택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신다. 향신료와 조미료는 조금은 다른 개념을 갖는데 향신료란 식물의 열매, 종자, 잎, 줄기, 뿌리 등으로 음식에 향기를 주며 풍미를 돋우고 시각적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천연 첨가물의 일종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오신채(五辛菜)라 해 매운맛의 근원인 파, 염교, 부추, 생강, 마늘(무릇, 달래, 평지, 세파, 차종이 등도 포함)이 널리 사용됐고 근래 들어 양념에 간장, 참기름, 감미료 등이 추가됐다. 이들 외에도 고수, 미나리, 갓, 겨자, 순무 등이 포함되며 옛날 많이 사용했던 고수나 염교가 한동안 사라졌다가 다시 복고풍으로 사용량이 늘고 있다.

향신료는 음식에 매운맛, 향, 색택 등의 기능을 높이거나 보완해 음식의 원재료가 갖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맛과 향을 부여해 음식가치와 기호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아무리 음식의 원재료가 좋다하더라도 향신조미료의 잘못된 선택은 전체 작품을 망치게 하는 결정적인 패인이 되기도 한다.

한민족은 예부터 향신료 특히 매운맛에 심취했다. 잘 알려진 단군신화에도 마늘과 쑥이 나오며 그 외 향신조미료에 대한 기록이 자주 나온다. 사실 향신료의 종류와 생산량으로 보면 인도와 동남아가 그 종주국이긴 하지만 우리민족도 결코 뒤지지는 않는다.

향신조미료가 우리 식생활에 필요했던 이유는 자체로 독특한 향미가 부족했던 채소류를 많이 먹다보니 이 식재료들에 맛과 향을 부여할 필요를 느꼈고 이 요구에 따라 자연에서 나는 향신료를 널리 사용했다고 여겨진다. 지금까지 이들 향신조미료에 의해 세계에서 한식이 차별화되는 중요한 요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향신료의 기능은 풍미증진, 맛과 색택개선 그리고 음식에 따른 독특한 이취의 제거 등이 주 용도이나 그 외에 위해 미생물의 증식억제, 항산화 작용을 통한 만성병을 억제하는 중요한 기능을 부수적으로 갖고 있다. 향신조미료는 요리하는 대상에 따라 어울리는 것이 정해져 있다. 즉 육류제품(육두구, 계수나무 등), 해산물(파슬리, 민트 등), 곡류(커민, 바질), 채소류(참깨, 딜), 대두식품(계수나무, 민트 등) 등에 사용해 어울리는 향신료들이 알려져 있고 이들을 단독사용하기 보다는 몇 가지를 조합해 독특하고 차별화되는 풍미와 각자의 노하우를 가져 나름의 독창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외식은 물론이요 가공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에서도 극비 사항으로 보호하는 것이 특정한 향신조미료의 종류와 배합 비율이다. 각각의 향신 조미료는 나름대로 독특한 생리적 기능이 알려져 있는데 고추와 같은 매운맛 성분은 지방분해를 촉진해 비만억제효과가 있고 그 외 소화촉진 순환기계 개선효과가 알려져 있다. 마늘과 같은 백합과 향신료는 혈전방지효과, 육두구는 항종양효과 등이 알려지고 있으며 이 분야 연구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향신조미료는 사용하는 대상 식품에 따라 달리해야 하며 한 가지 만을 사용하기보다는 조합의 묘미를 찾아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기존 대상뿐만 아니라 이용할 수 있는 향신조미료의 종류를 국내외적으로 더욱 확대, 탐색해 우리만의 독특한 향신조미료를 갖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음식의 종류에 따라 세계인의 취향에 맞는 어울리는 향신조미료를 발굴, 활용해야 우리만의 차별화된 식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고 이를 독창적인 식문화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

향신조미료의 조합과 신소재의 발굴, 그리고 이들의 생리기능을 밝히는 것은 이제 경험에 의존하고 기능인의 손에 맡기는 것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모든 특성이 과학화되고 학문적으로 입증돼야 세계인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 향신조미료의 과학화를 위해 전문가의 힘을 모아 체계적으로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특화 연구소의 설립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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