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인은 사람의 몸・마음을 치유하는 위대한 존재
외식인은 사람의 몸・마음을 치유하는 위대한 존재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12.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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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숙자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사)대한민국전통음식총연합회 회장
▲ 윤숙자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사)대한민국전통음식총연합회 회장

‘밥이 보약’이라는 흔한 표현처럼 사람의 건강을 지켜주는 것은 약이 아니라 음식이다. 그래서 600년 전 어의(御醫) 전순의는 음식으로 건강을 지키고 다스릴 수 있는 식료찬요(食療纂要)라는 책을 만들었다. 그 후로 식료찬요는 음식으로 임금의 건강을 지키는 비방이자 일종의 식이요법서가 돼 대대로 전수됐다.

중국 당나라 때 유명한 명의(名醫) 손사막도 병이 생기면 우선 음식으로 다스리고 그래도 병이 낫지 않으면 그 때 비로소 약을 쓴다고 했다. 음식이 약보다 우선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겠다.

외식인들은 또 다른 이름의 의사, 식의(食醫)

음식에 조예가 깊은 옛 어른들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몸을 편하게 하는 근본은 음식에 있으며 어떤 음식이 올바른지를 알지 못하면 건강을 도모할 수 없다(安身之本必須於食 不足食宜者 不足以全生).” 이는 생명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 음식임을 정확히 일깨워주는 지침이다. 

또한 음식은 섭생이다. 음식을 취한다는 것은 자연을 취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람의 몸이 곧 자연이기 때문이다. 음식과 함께 몸을 도모한다는 것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가장 근원적이고 능동적인 삶의 방식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섭생의 원리를 철저하게 지켜왔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와 함께 우주적 섭리를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한국음식을 정의할 때 ‘약식동원(藥食同源), 식즉약(食卽藥)’이라고 표현한다. 이것은 ‘음식과 약은 뿌리가 하나며 음식이 곧 약이다’라는 깊은 뜻을 지니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음식을 다루는 사람들, 외식업을 경영하는 사람들, 음식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정성껏 만든 음식을 손님들이 잘 먹을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사람들 즉, 외식인들 모두를 식의(食醫)라고 칭할 수 있다. 음식으로 사람의 몸을 보호하고 병을 치료하고 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는 또 다른 이름의 의사인 식의(食醫)이다.

의사가 병든 사람을 치료해주는 사람이라면 식의는 좋은 음식을 먹게 함으로써 몸에 병이 들지 않도록 미리 예방해주며 혹여 병마에 시달린다 해도 음식으로 병을 다스리고 이겨낼 수 있는 건강한 몸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다. 그러니 어찌 보면 약으로 처방을 내려주는 의사들보다 외식인들이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외식인, 음식으로 병을 치유한다는 자부심 가져야

이렇게 소중한 일을 하는 외식인들은 음식을 다룰 때마다 향상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내가 만든 음식이 손님들의 건강을 지키고, 내가 제공하는 음식으로 손님들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그것이다.

물론 손수 만들고 제공하는 음식의 1차적 조미료는 정성이다. 그러한 정성과 자부심으로 만들어지는 건강한 먹을거리는 가족과 손님 모두에게 우리 삶의 방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는 하나의 암묵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또한 그렇게 제공되는 음식을 사이에 두고 오가는 대화는 즐거움과 위안이 되고 기쁨이 된다. 이처럼 음식이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한다면 음식을 제공하는 사람도 그 즐거움과 위안과 기쁨을 선사하는 귀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조화와 화합이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최고의 덕목이라면 외식인들이야말로 사회 최일선에서 그 덕목을 가장 앞서 실천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외식인들은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의 마음의 병까지도 치유하는 위대한 존재, 소중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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