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하늘과 흡사한 청명한 가을날, 오래간만에 다시 일본 땅을 밟았다. 이전에는 대기업의 일개 부서 차원에서 좁은 분야의 정보를 얻고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번에는 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 및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한 것이니 만큼 일단 준비하고 떠나는 어깨가 무거웠고, 도착하는 순간부터 눈에 펼쳐지는 상황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 몸에 배인 사업가(장사꾼) 기질
어쩌면 예전부터 느껴온 점이지만 이번에 몇몇 업주 및 경영진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역시 장사꾼답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행동거지와 언행에서 묻어나는 자신감, 근성 이들이 바로 일본의 고도성장 (지금은 약간 정체에 있지만)을 이끌어 낸 동력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권한 이양, 조직화, 의사결정 구도의 선진화 등은 서구의 합리주의적 기업과 다르지만 내가 바라본 일본 내 중소, 중견 외식 기업의 오너들은 가을의 비취빛 하늘만큼이나 빼어나는 듯 겸손할듯하게 그들만의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점은 외형 성장 일변도의, 무책임한 한탕 주의식의 경영관행을 일삼은 우리나라 외식인들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이다.
▶ 네 자신을 환경에 맞춰라.
일본도 역시 선진국이라 인건비가 비싸고 식재료 구입, 유통비용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식당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구도 Prime cost +가게 임대료 관련 비용을 75%선으로 맞추기 위해 각 이해 당사자들이 이런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려는 변화가 이미 정착 단계에 있었다.
식재료 유통시스템의 선진화, 각 식당기업 내 메인 공급 주방 운영 등을 통한 식재료의 균질화와 식재료비의 절감, 임금 보전을 통한 파트타임 전문 집단의 활성화, 정규직 최소화, 다기능 수행 직원 양성, 마케팅/예약기능까지의 아웃소싱 (전문 회사에 위탁) 등을 통한 인건비 절감, 좁은 면적의 효율적 사용 등을 통한 테이블/좌석 당 임대료의 최소화 등의 노력이 돋보였다.
이러한 비용구조의 위협적 상황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별 처방을 못 내리는, 어쩌면 이러한 상황조차 인식 못하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 장인(한 분야의 전문가) 양성 및 우대
우리는 어쩌면 모든 사람의 꿈이 비슷하거나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관리자’ ‘경영자’ 흔히 말하는 윗사람이 되는 것이다.
일본의 장인에 대한 예우는 남다르다. 어떤 특정 한사람의 장인을 위한 이벤트는 물론 그 사람의 별칭 등을 딴 상표(메뉴명) 등도 등장한다. 우리나라에도 미용실, 병원 등에 본인의 이름을 넣어 상호를 만들기도 하지만 일본의 정책적 차원의 장인 우대 모습과는 다르다.
많은 젊은이들의 꿈이 ‘장인’으로 맞춰지고 외식업 각 분야에서 그들의 활약이 실현되어질 때 우리의 외식산업도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이외에도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지만 피상적으로 보여지는 여러 가지 보다는 우리가 ‘일본을 일본답게’ 배울 부분을 간추려 위 3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하지만 ‘일본은 일본이다’란 말처럼 일본의 특정한 장점을 부러워하고 따라가기 보다는 현시점에서 찬찬히 현실을 돌아볼 기회가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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