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식품 개념 재정립 필요
전통식품 개념 재정립 필요
  •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 승인 2021.10.1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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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깊은 세계 여러 나라는 인간의 지혜가 시간의 도움을 받아 응축된 음식, 즉 다양한 전통식품들이 있다. 주어진 자연환경과 생산되는 원료 여건에 따라 거주민들은 서로 다른 식품들을 만들어 먹었고 이들 식품을 오래 먹으면서 제조 방법이나 보존하는 수단 등을 정립했다.

어찌 보면 모습을 나타낸 식품이 거주인의 입맛을 잡은 것인지, 음식을 먹는 사람에 의해서 식품이 선택됐는지는 구분하기 어려우나 전통식품은 그 나라, 그 지역의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선호하면서 대를 이어서 다음 세대에게 전달돼 현재까지 승계되는 식품이다.

전통식품은 식품 그 자체를 먹음으로써 느끼는 맛과 만복감에서 오는 만족감, 생명을 유지하는 생물적이고 물리적인 기능도 있지만 같은 음식을 함께 먹는 사람 간 공감대를 통해 식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정신 매체가 되고 있다.

세계 여러 지역은 식습관과 자연 여건, 그리고 생산되는 원료에 따라 다른 식품들이 출현했고 동남아에서는 곡류나 채소를 이용한 전통식품이 크게 활성화됐다. 원료 생산 여건상 곡류보다는 육류가 주식이 된 서양의 경우 생산 가능한 원료를 이용한 제품들이 다양하게 개발됐고 생활인의 기호에 맞추면서 전통식품으로서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서양의 전통식품은 17~18세기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앞선 과학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이에 힘입어 식품가공기술도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됐다. 통조림 제조기술이 장착됐고 각종 가공기술과 함께 우유를 원료로 해 분리된 우수한 젖산균을 이용해 발효한 요구르트 등 발효 유제품이 대중화됐다.

또 육류를 원료로 사용한 소시지, 햄 등 제품들이 소비자의 인기를 끄는 선호품으로 발전했다. 특히 발효식품에 관여하는 미생물을 확인하고 목적에 맞게 이용할 과학적 기반이 갖춰지면서 발효식품이 크게 꽃피우는 계기를 마련했다. 선발된 우수젖산균으로 각종 유제품의 품질 균일화는 물론 전체 품질 수준이 높은 상품이 나오면서 새로운 시장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각종 발효식품은 먹는 즐거움을 주는 매체의 차원을 넘어 인체에서 긍정적인 기능이 확인되면서 굶주림 해결이라는 1차 역할에서 영양공급의 2차 기능을 넘어 생리적 기능을 향상 시키는 3차 기능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즉 수천 년간 자연 상태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그대로 수용하는 시대에서 모든 처리 과정을 관리하고 목적 지향적으로 공정을 유도하는 과학기술에 힘입어 전통식품들이 인간관리의 관리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가공기술을 과학화함으로써 제조된 식품들은 오래 갈무리할 수 있었고 다양한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 출현하며 식량자원의 효율성 제고와 함께 인류의 식탁을 더욱 다양하고 풍요롭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식품가공에 관련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식중독 미생물을 제어하고 위해물질을 관리해 위생적으로 안전한 식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함으로써 식품에 의한 위해요인을 크게 감소시켰다. 따라서 전통식품 분야에서도 옛것을 그대로 따른다는 고정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과학기술을 도입, 접목해 다양한 제품이나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야 할 당위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산업진흥법(법률 제17031)에 ‘전통식품’이란 국산 농수산물을 주원료 또는 주재료로 해 예로부터 전승돼 오는 원리에 따라 제조·가공·조리돼 우리 고유의 맛·향 및 색을 내는 식품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해 전통 식품 표준규격을 제정, 선정된 각 전통식품의 품질기준과 제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기준과 제조 방법에서 벗어나면 전통식품으로 인정받기가 어렵다.

시대가 변하면 그 시대의 여건에 맞게 규격이나 제조 방법도 큰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적용 범위를 넓혀줘야 할 필연성이 있다. 현 수준의 앞선 과학 기술을 도입해 응용함으로써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안전한 식품을 생산,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선 다양한 가공 제조기술은 우리가 소비하는 수많은 가공식품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믿음직스러운 바탕이 되고 있다. 전통식품 분야도 과감히 개발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진취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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