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죄가 없다
쌀은 죄가 없다
  •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 승인 2022.11.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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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 이 민족을 지켜주었던 쌀이 천대받고 있다. 우리 주식의 대명사였고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쌀이 부족해 어떻게하면 쌀 생산량을 늘려 우리에게 필요한 양을 공급할 것인가가 정부기관의 최대 관심사요, 주요 임무였다.

이후 통일벼 육종으로 면적당 생산량이 늘고 재배 기술의 발전이 쌀 수확량을 늘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경제 여건의 개선으로 우리의 식생활 모습이 크게 변하면서 밥 먹는 인구가 크게 줄고 밀가루 음식인 빵, 국수, 과자 등이 우리 식탁을 점령해 버리는 안타까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연간 쌀 생산량은 380톤 내외로 이전과 크게 차이는 없으나 소비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우리가 생산한 쌀을 모두 소비하지 못하고 남아도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전체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쌀을 소비하는 사람이 감소하고 먹는 양도 줄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식량부족 국가로 전체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곡물을 자급하지 못해 외국에서 밀, 콩, 옥수수 등을 2000만t 내외 수입하고 있다.

물론 사료용 곡물까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체 곡물 자급률은 20% 내외이며 식량 자급률로는 45% 수준이다. 이렇게 우리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곡물이 태부족인데도 이 나라에서 생산되는 주식이었던 쌀이 남아돌다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 이유는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2005년 80.7kg에서 2021년 56.9kg으로 떨어진 데에 있다. 

쌀이 소비되지 않고 쌓이게 되니 자연 가격이 하락해 작년대비 쌀값은 23%나 떨어져 쌀이 주 소득원인 농민들은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잉여 쌀 의무매입과 같은 입법 조치를 서둘러 하고 있으나 이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쌀 소비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정부는 이 법이 통과되면 매년 연평균 1조 원 넘는 재정을 부담을 해야하고 만 올해도 5500억 원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정부가 계속하여 잉여미를 수매할 경우 쌀 생산량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더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할 때이다. 식량안보와 농민의 소득보장을 위해 쌀 생산은 계속되어야 하나 이제 개개인의 쌀밥 먹는 양을 늘려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전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쌀밥 이외의 용도를 찾아 소비처를 확보해야 한다. 그것이 밀가루를 쌀가루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현재 수입 밀은 430만 톤, 금액으로는 13억 불에 이르며 일부 사료용으로 사용하나 약 58%가 제분해 밀가루 형태로 가공되어 많은 가공식품의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이 밀가루를 쌀가루로 대체하고자 하는 정책적 배려가 시급하다. 이렇게 밀가루를 쌀가루로 대체할 경우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문제와 물성이 가공적성에 맞지 않는 점이 있다. 국산 쌀가루의 경우 근본적으로 원료 밀과 쌀 생산 가공에서 벼는 별도로 도정, 가공·분쇄 화하는데 밀가루 가공비보다 훨씬 높아진다.

현재 수입쌀을 제분하는 경우 밀가루와 비슷한 가격이나 국산 쌀가루 가격은 밀가루 가격에 대비하면 3~4배 높다. 이런 가격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잉여 쌀의 비축 비용과 비축함에 따른 품질열화로 입는 판매가격 하락 분을 계산하고 별도 지원을 하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 쌀가루를 이용함으로서 그만큼에 해당하는 밀 수입량을 절감하여 국산원료로 수입 밀을 대체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쌀가루 품질은 이미 농촌진흥청에서 우수품종을 육종했고 계속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가공업체가 요구하는 품질수준을 맞춰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정부는 계속 안정적으로 매년 일정량의 가공용 쌀을 공급해 줄 수 있도록 법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이제 쌀은 우리가 먹는 쌀밥의 주원료라는 개념에서 식품가공용 소재라는 관점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쌀로 만든 떡, 면류, 빵 등 어떤 가공제품이라 하더라도 수입 밀을 대체하는 역할에는 변화가 없다.

덧붙여 이제 미곡 중심의 농민 소득원의 구조를 전향적으로 바꿔야 할 때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농업을 변신 시켜야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쌀값 하락에 우리 귀한 쌀 자체는 아무런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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