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맛은 어떻게 느낄까?
음식의 맛은 어떻게 느낄까?
  •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 승인 2023.11.0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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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예부터 음식의 맛을 크게 중요시하며 입춘 절이면 부엌에 팔등진미(八登珍味)라 붙였다. 사람에 따라 느낌의 정도는 다르겠지만 우리의 오감이 모두 동원된다. 지금까지 관련 학문의 발달로 세포가 느끼는 기작이 많이 밝혀지고는 있으나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못한 영역도 있다. 

맛은 일반적으로 동양에서는 오미라 해 단맛, 신맛, 쓴맛, 짠맛 그리고 매운맛을 들고 있는데 매운맛은 맛이라기보다는 혀에서 느끼는 통각으로 서양에서는 매운맛을 뺀 4미를 음식 맛의 기본 맛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근래 일본학자들을 중심으로 우마미 즉 감칠맛을 4미에 더 추가해 오미로 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4미의 원인 물질은 우리가 먹은 식품으로부터 밝혀져 있으나 한 성분이 꼭 하나의 맛을 내지는 않는다. 단맛은 인간이 가장 좋아하는 맛으로 대중적으로 포도당, 설탕, 맥아당, 젖당 등 익숙한 것도 있으나 그 외 글리세롤, 에틸렌글리콜, 알코올 당에 이어서 사카린 등 많은 종류의 인공감미료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 물질의 분자구조에서 공통점은 없다.

신맛은 모든 산류가 갖는 특징적인 맛이며 물에 녹아 있을 때 분리되는 수소이온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산류는 크게 나눠 유기산과 무기산으로 구분하는데 분자 내에 탄소를 함유한 초산, 구연산 등이 대표적이며 무기산은 염산, 황산, 인산 등을 들 수 있다. 모두 신맛을 갖고 있으나 무기산은 불쾌한 신맛으로 식품에 사용하기 어려우나 콜라나 사이다 등 음료에 사용하는 인산만은 예외이다. 물에 녹는 상태에 따라 신맛의 정도는 다르며 같은 농도에서 불쾌하지만 염산이 가장 시다. 과일에 자연적으로 다양한 유기산이 들어 있고 젖산만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고 발효에 의해서 2차적으로 만들어 진다.

짠맛은 소금의 맛이 대표주자다. 그 외에 짠맛을 주는 물질도 있다. 나트륨(Na)을 가진 물질들, 즉 브롬화나트륨(NaBr), 요드화 나트륨(NaI) 질산염, 황산염 등도 짠맛을 내며 분자의 구조에 따라 짠맛의 강도는 달라진다. 짠맛을 내는 물질은 대부분 짠맛과 함께 쓴맛 등 다른 맛을 함께 나타내기도 한다. 그 외에 금속염들, 염화리튬, 염화칼륨, 염화마그네슘, 염화칼슘 등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짠맛을 낸다. 

쓴맛은 일반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맛이긴 하지만 식욕을 돋우는 기능을 가지며 다른 맛과 조화를 이루는 특성이 있다. 쓴맛의 원인 물질은 키닌, 카페인, 스트리크닌, 나린진 등이 알려져 있으며 감귤, 오이, 호프, 청어 등에도 쓴맛 성분이 있다. 맛을 나타내는 여러 물질 중 가장 낮은 농도에서도 쓴맛을 내므로 우리 미각에서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맛이다.  

매운맛은 통각으로 알려져 맛의 기본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동양에서는 다양한 음식에 주요한 기능을 부여하고 있다. 매운맛은 적당한 자극을 주어 음식의 풍미를 증진시켜 식욕은 돋우며 인체 내에서 지방 분해를 촉진해 비만 억제 기능이 알려져 있다. 매운맛은 내는 물질은 분자 내에 특정한 화학구조를 갖고 있으며 후추, 고추, 생강, 무, 산초 등 각기 다른 매운맛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떫은맛은 매운맛과 같이 4대 맛의 구성 요소는 아니나 입안에서 수렴기능이 있어 특징적인 감각을 준다. 알려진 것으로는 미각의 말초신경의 단백질 응고작용에 기인한 마비, 수축작용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경우가 떫은 감을 먹었을 때 느끼는 감각이다.  

감칠맛은 새롭게 추가된 기본 맛의 하나로 일본이 용어를 선정해 세계적으로 우마미로 통용되고 있다. 우리의 감칠맛이라는 정말 감칠맛 나는 고유한 말이 있는데도 이를 세계에 알리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이 감칠맛의 대표적인 성분은 글루타민산 모노소디움염(MSG)이나 그 외 많은 성분이 감칠맛을 낸다. MSG는 발효기법으로 안전하게 다량 생산해 우리 식탁에 맛의 혁명을 일으켰고 계속하여 안전성에 우려를 표시하는 일부 인사도 있으나 자연에 이미 존재하는 물질로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 외에 감칠맛을 내는 물질로는 구아닌 등 핵산물질들, 일부 아미노산류도 감칠맛을 나타내며 유기산류도 약하기는 하나 감칠맛을 강화시키는데 사용한다. 

맛을 결정하는 인자는 물질 자체 뿐만 아니라 먹을 때의 온도, 향과 색감 등도 관계가 있다. 또한 여러 성분이 함께 있는 음식에서는 성분 상호 간 작용에 의해 맛을 증진시키거나 오히려 낮추는 기능을 한다. 약간의 소금 첨가로 단맛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설탕은 신맛을 경감시키기도 한다. 어떤 물질은 맛의 기능을 완전히 바꾸기도 한다,

앞으로도 맛을 느끼는 감각기능과 관련된 성질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돼 우리 식품산업과 외식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인간의 미각을 통해 행복을 즐길 수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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