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그 동안 잘 나간다고 하던 기업형 외식업체들의 불안한 징조도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몇몇 유수한 기업의 인수 합병 설, 잘 나가던 브랜드의 수익성악화,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불협화음, 경영능력의 의구심 등 과거 코코스나 데니스 등 외식사업 시작 후 10년 이내에 몰락했던 여러 업체들의 징크스가 다시금 재현되는 듯하여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지 아니면 작금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우뚝 올라설 것인지가 우리 외식업계의 초미의 관심거리이다.
필자의 추측으로는 앞으로 최소 5년은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구조조정이 이루어 질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보다 호흡을 길게 하면서 외식사업이 무엇인지 그 특성을 보다 잘 파악하고 자신의 전략을 재점검함으로써 이처럼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먼저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외식산업은 서비스업이다.
아마 여러 특징 가운데에 가장 비중이 큰 요소일 것이다. 원래 서비스업이란 무형의 재화를 가지고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대가를 받는 사업이다. 각종 컨설팅사업이나 교육 등이 이에 속한다.
그런 반면에 외식업은 유형의 상품인 메뉴가 있다는 점이 다를 것이다. 구태여 외식업에서 서비스의 행위를 구분한다면 객석으로 구분되는 홀이 협의의 서비스역할이 이루어 지는 곳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외식업은 제조업이다.
객석과 구분되는 주방이 바로 제조업 현장이다. 이 주방에서는 유형의 상품인 요리를 만들어 손님에게 메뉴로 제공한다. 즉 식재료와 설비 그리고 노동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맛과 영양을 극대화시킨 부가가치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주방은 제조업의 생산 공장이고 주방장은 생산 공장장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외식업은 유통 소매업이다.
즉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함과 동시에 대체로 소액 다 빈도를 다루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권에 점포를 열고 소비자들의 방문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들 소비자의 대부분은 다양한 상품을 소량, 소액 구매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외식업은 잘 아는 바와 같이 1인 식사량이 대체적으로 600~1000g의 범위에 한정되어 있어 소량 소액 다 빈도라는 점에서 유통업의 소매업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통업과 다른 점은 부가가치 창출행위의 유무에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처럼 외식산업은 서비스업과 제조업 그리고 소매유통업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세 가지 업의 특징들을 잘 알고 자신만의 차별성을 살리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특히 업의 특성에 따른 부가가치창출의 한계를 잘 알고 각 기능의 정도를 어디까지 심화시킬 것인지 다기능수준은 어디까지 유도할 것인지, 투입하여야 할 코스트와 그에 걸 맞는 인사 조직과 시스템의 범위를 균형 있게 정하는 일이 아주 중요할 것이다.
부가가치 창출행위만 본다면 유통업이나 서비스업보다도 상위에 있는 것이 외식업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통업으로 우뚝 선 신세계나 롯데 등 대기업과 대등한 외식기업이 아직 출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려울수록 본질로 돌아가라’ 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도 본질을 중요시함과 동시에 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면서 확실하고도 차별적인 비전과 철학을 추구하는 국내 몇몇 외식중견 기업들이 보면서 희망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비록 현재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조만간 국내 유통 대기업이나 서비스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일류 외식기업이 등장하리라는 믿음이 비록 필자만의 생각은 아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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