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업계, 할랄시장 빗장풀기 나섰다
정부・업계, 할랄시장 빗장풀기 나섰다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5.04.0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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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할랄식품 관련 정책 봇물… 국내 인프라부터 구축해야
▲ 지난 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과 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권태균 전 UAE 대사로부터 중동 식품시장의 최근 동향 및 향후 전망을 듣고 토론하는 ‘이슬람시장 이해도 제고를 위한 토크 콘서트(Talk Concert)’가 열렸다. 사진=이원배 기자

식품업계에 할랄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 순방 중 아랍에미리트(UAE)와 체결한 할랄식품 관련 양해각서(MOU)에 대한 후속조치를 쏟아내고 있다.

할랄식품 수출 확대를 통해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급한 정책 결정과 시행은 오히려 큰 시행착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취약한 국내 인프라를 외면한 채 전시적인 성과내기에만 급급해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동시장 진출을 계획 중인 식품·외식업체들은 현지 시장정보와 할랄인증 등에 필요한 예산지원을 바라는데 국가식품클러스터에 할랄식품단지 조성을 서두르는 등 정책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할랄 정책 2012년부터’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는 “이미 지난 2012년부터 할랄식품 수출확대를 위해 희망업체에 대한 할랄인증 바용 지원을 확대해 왔다”며 “식품업계의 수요를 반영한 할랄식품 개발 R&D 지원과 공급망 관리(SCM) 지원 등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 전인 지난해 12월부터 관계기관 및 식품업계, 중동 전문가 등과 총 10여 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진행, 할랄식품 발전대책을 수립해 왔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3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제5차 농수산식품 수출개척협의회에서도 할랄식품산업 발전 대책 마련에 주력했다. 앞서 30일 열린 제1차 할랄분과위원회에서는 할랄식품산업 발전을 위한 8대 추진과제를 제시했고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키로 했다.

8대 추진과제는 △할랄 정보 디렉토리 구축 △할랄 도축장·도계장 지정·육성 및 할랄전용 생산단지 조성 △무슬림 관광객·의료 관광객 대상 할랄식품 공급방안 마련 △할랄전문가 양성 및 수출매뉴얼 제작·배포 △품목별 지원방안 마련 △식품기업 연합 마케팅 방안 마련 △할랄인증 표시 제품의 국내 유통 허용 △할랄인증 기관 평가·관리 등이다.

농식품부는 특히 국가식품클러스터(전북 익산)에 할랄 전용 생산단지 조성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할랄식품용 도축·도계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시설 구축 전 신중한 조사 필요

이러한 농식품부의 정책에 대해 일부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할랄식품용 도축·도계장과 할랄 전용 생산단지 구축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말레이시아와 중동지역에 할랄식품을 수출하고 있는 A업체 관계자는 “생산시설 구축은 원부자재 공급량과 완제품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할랄식품용 도축장 등을 세우는 일도 철저한 사전 수요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지난달 12일 한국식품연구원에 ‘할랄식품 사업단’을 설치했다. 할랄식품 사업단은 이슬람 국가별 할랄인증 가이드라인을 분석해 국내 식품업계에 제공하는 등 할랄식품 인증 및 국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지금까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재수)에 집중됐던 농수산식품 수출지원사업 시행주체도 농협, KOTRA, 식품관련 협회 등으로 확대된다. aT는 지난 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권태균 전 UAE 대사를 초청해 중동 식품시장의 최근 동향 및 향후 전망 등을 토론하는 ‘이슬람시장 이해도 제고를 위한 토크 콘서트(Talk Concert)’를 개최했다.

이날 토크 콘서트는 김재수 사장과 이슬람시장에 관심이 많은 aT직원 30여 명이 참석해 우리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한 비전을 공유했다. aT는 국내 수출업체에 할랄인증 등록비용 지원액도 늘리고 중동 할랄시장 진출확대를 돕는 현지 지원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6월 안에 아부다비에 지사를 개설할 계획이다.

●식품·외식기업 아직은 관망세

식품·외식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와 aT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 지자체 등과 협업해 지난해 75만여 명이 방문한 무슬림 관광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무슬림 관광 편의(Muslim-Friendly) 환경’ 을 조성키로 했다.

보건복지부 또한 무슬림 의료관광객을 확대를 위해서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도 할랄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달 24일 농수산식품 등의 수출확대를 위해 무슬림이 선호하는 할랄인증 업체 육성으로 동남아, 중동 등 이슬람권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한다고 밝혔다. 도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5년간 20억 원을 투자해 할랄인증기업 200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중동시장 진출 확대를 계획 중인 B외식업체 관계자는 이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자칫 빈수레만 요란한 결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아직 관망하는 수준”이라며 “할랄시장 확대는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부작용은 없을지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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