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집]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유통 혁신 선도할 것”
[신년 특집]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유통 혁신 선도할 것”
  • 육주희 편집이사 jhyuk@, 이동은 기자
  • 승인 2024.01.1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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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주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사업단장
이문주 사업단장이 지난해 11월 출범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에 대한 향후 목표와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경섭 실장
이문주 사업단장이 지난해 11월 출범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에 대한 향후 목표와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경섭 실장

세계 최초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지난해 11월 말 공식 출범했다. 시장 운영을 맡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해 9월부터 본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사업단을 조직,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문주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사업단장을 만나 출범 이후 이용 현황과 실적, 향후 목표와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사진=이경섭 실장

 

▲aT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사업단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많은 산업이 디지털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농산물 도매유통 역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농산물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자 현 정부는 국정과제로 농산물온라인도매시장 사업을 선정하고 시장운영자로 aT를 지정했다. 

aT는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임시조직으로 운영하던 온라인도매시장 사업단을 지난해 9월 초 정규조직으로 출범했으며 올해는 28명으로 사업단 인원을 대폭 증원했다. 향후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사업단은 온라인도매시장 운영을 총괄하며 농산물 유통 혁신을 담당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30일 세계 최초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출범했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출범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급격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전 산업에 걸쳐 유통구조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농산물 유통산업 역시 디지털 전환이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았으나 농산물 유통은 오프라인 도매시장을 경유하는 방식이 주요 유통경로로 오랜 기간 정착돼 있어 변화가 쉽지 않았다. 

그동안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가락시장 등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으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경매를 거쳤다. 경매에서 낙찰되면 해당 농산물은 중도매인에게 가고, 중도매인의 손을 거쳐 소매상으로, 소매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구조였다. 즉 거래 과정에 따라 물품이 함께 따라다니는 ‘상물(商物)일치형’ 거래가 일반적이었다. 거래에 따라 물품이 함께 따라다니다 보니 물류비는 증가하고 신선도는 떨어지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 결국 판매자는 농산물을 싼값에 팔아도 유통 과정에서의 물류비 상승으로 인해 최종 소비자는 비싼 가격에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물일치형 거래를 ‘상물분리형’ 거래로 개선하고자 추진된 것이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다. 상물분리형 거래는 온라인·모바일 도매시장에서 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가 성사되면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농산물이 산지에서 실제 수요자에게 바로 전달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현행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이하 농안법)에 따른 △오프라인 도매시장에서 도매시장 법인은 중도매인에게만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제3자 판매 금지’ △도매시장이 위치한 지역 내에서만 판매가 가능하도록 한 ‘개설구역 내에서만의 거래’ △수도권 시장으로의 물량 쏠림 등으로 인한 유통의 비효율을 해소하고자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출범하게 됐다.”

▲유통구조가 복잡한 농산물 도매시장을 온라인에 구현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도매시장 관계자, 생산자 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이었다. 워낙 오랫동안 당연한 방식으로 자리 잡았던 도매유통 틀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시키고 참여시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권역별 설명회를 개최했을 당시 온라인도매시장이라는 사업모델 자체가 생소해 유통 종사자들 사이에서 사업 자체에 대한 오해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소통을 위한 노력을 확대해 100여 회에 걸쳐 이해관계자를 찾아가 만나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지속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금은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사업 확장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주요 기능은 무엇이고 어떤 품목들이 거래되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온라인도매시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농산물 대량거래 기능이다. 도매시장법인, 공판장, 산지조직이나 APC(산지유통센터) 등이 판매자로 등록하고 중도매인, 식재료 업체, 외식업체, 단체급식 업체, 중소형 마트나 가공업체 등이 구매자로 등록한 후 정가 수의나 입찰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다. 기본적인 거래 단위는 한 품목당 최소 1팔레트다. 

현재 온라인도매시장의 취급 품목은 청과류, 축산물, 양곡류다. 마늘, 양파, 배추, 사과, 배, 감귤, 호박, 당근 등 청과류 35개 품목과 달걀, 돼지고기 등 축산물 2개 품목, 쌀 등 양곡류 1개 품목까지 총 38개 품목으로 출범했다. 향후 지속적으로 거래 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온라인도매시장은 거래 기능 외에도 안정적인 거래 지원을 위해 정산소를 운영하고 있다. 정산소를 통해 판매자는 영업일 기준 익일에 바로 대금을 받을 수 있고 구매자는 구매 한도를 부여받아 한도 내에서 먼저 구매한 후 20일 이내에 정산소로 대금을 납입할 수 있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가장 큰 기대효과에 대해 이문주 사업단장은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가장 큰 기대효과에 대해 이문주 사업단장은 "유통단계 축소를 통한 비용 절감"이라고 말했다.사진=이경섭 실장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운영은 유통비용 및 위탁수수료 절감 등을 통해 농가에는 수익성 제고, 소비자에게는 가격 인하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의 효과를 체감하는지 궁금하다. 또 앞으로의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에서 파일럿 거래를 시작한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2월 말까지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오프라인 도매거래 대비 농가 수취가는 3.7% 상승, 출하·도매단계 비용은 8.2%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한 소비지 구매가격은 기존 대비 4.5% 저렴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파일럿 사업부터 참여한 이용자들은 이런 비용 절감을 체감해 거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가장 큰 기대효과는 유통단계 축소를 통한 비용 절감이다. 기존에 산지→도매시장(경매장)→중도매인 점포→소비처의 3단계 유통경로가 1~2단계로 축소되고 이를 통해 유통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탄소 저감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문주 사업단장이 서울 양재동 aT센터 1층에 마련된 농산물 온라인도매사장 상황실에서 상황실 운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경섭 실장

농산물 산지→소비처 유통단계 축소 통한 비용 절감 효과
‘농산물 온라인 도매거래 촉진에 관한 법률’ 국회 계류… 법안 통과 필요

▲농수산물은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고자 하는 니즈가 많다. 이들을 어떻게 온라인도매시장으로 유입시킬 것인지 궁금하다.
“농수산물이 다른 공산품에 비해 눈으로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온라인쇼핑이 대세가 됨에 따라 농산물 구매도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2022년 210조 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2017년 대비 2배 이상 커진 수준이다. 또한 2023년 10월까지 186조 원을 기록, 지난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농·축·수산물 부문의 온라인쇼핑 거래액도 2022년 9조5000억 원으로 2017년 대비 5배까지 늘었으니 이제 온라인으로 농산물을 구입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많이 무르익은 것 같다.

이런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은 농산물을 안 보고도 살 수 있을 만큼 규격화된 상세하고 정확한 상품정보를 제공해 거래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한다. 아울러 혹시 판매자와 구매자 간 분쟁이 발생해 자율적인 조정이 불가능한 경우, 시장운영자가 분쟁 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분쟁조정위원회도 설치할 예정이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출범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현재 온라인도매시장 이용 현황과 실적, 판매자·구매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파일럿 사업 기간인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1월 29일까지 이용 현황은 청과류 20개 품목이 299건 거래됐으며 거래 물량은 471t, 거래 금액은 10억8900만 원의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말까지의 누적 거래실적은 청과, 양곡, 축산 등 27개 품목이 845건 거래됐다. 거래 물량은 1908t, 거래 금액은 52억7600만 원을 달성했다. 아직 정식 출범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금씩 거래가 확대되는 모습이 보인다.

온라인도매시장을 이용하고 있는 판매자들은 저렴한 수수료로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고 판매대금을 빨리 정산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구매자들은 여신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상품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운영을 통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도출됐을 것 같다. 문제 해결 방안과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운영 초반에는 거래방식 품목별 규격 등에 대한 일부 혼선이 있었다. 그러나 파일럿 사업을 운영하면서 결함을 신속하게 개선한 덕에 지금은 플랫폼 규모에 비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사전에 대응 매뉴얼을 구축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할 계획이다.

온라인도매시장의 성공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부분은 바로 사업에 대한 홍보와 이용자 유치다. 몇십 년간 고착화된 기존의 거래방식을 바꿔 다른 채널로 시도하도록 유도하는 점이 만만치 않은 과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거래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전년도 매출액 50억 원 이상인 법인만 판매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이용자 승인 기준을 일부 적용했는데 더 많은 이용자 확보를 위해 승인 기준을 완화할지는 앞으로도 계속 논의해야 할 문제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을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사업은 앞서 말씀드린 기존 농안법의 제한사항을 넘어서는 다양한 시도가 많아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실증 특례사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해당 특례는 기한이 2년으로 정해져 있어 안정적인 시장 운영을 위해서는 법적 근거 마련이 필수다. 

농산물 온라인 도매거래 촉진에 관한 법률이 국회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이 법안은 농안법의 중도매인 직접 집하 제한, 도매법인 제3자 판매 제한 등의 규정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사업단은 도매시장 관계자, 생산자 단체 등과 지난해 9월 공청회를 개최해 해당 법안의 전반적인 찬성의견을 도출했다. 앞으로도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사업 필요성에 대한 국회 설명 등을 꾸준히 진행해 조속히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사업단의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출범을 성공적으로 했으니 이제 목표 달성을 위해 힘쓸 생각이다. 올해는 거래 품목을 확대해 거래 금액 5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온라인도매시장 전용상품 발굴, 판·구매자의 지속적인 확장, 이해관계들과의 소통, 온라인도매시장의 우수사례 발굴을 통한 홍보 확대 등의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운영자인 우리 공사는 지난 2009년부터 15년간 B2B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B2B 사업의 경험을 온라인도매시장에 접목하고 이해관계자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한다면 온라인도매시장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우리나라 농식품 유통의 혁신을 선도할 것이다. 현재의 농산물 평균 유통비용률인 48.8%(2021년 기준)를 끌어 내림으로써 생산자부터 유통인, 소비자까지 전 국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매우 뜻깊고 중요한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 사회 각계각층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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