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집] 저가의 대중음식점 ‘호황’, 영업이익률은 ‘최악’
[신년 특집] 저가의 대중음식점 ‘호황’, 영업이익률은 ‘최악’
  • 육주희 기자
  • 승인 2024.01.17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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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일본 외식업계 현황
일본은 현재 포장마차 스타일의 음식점이 트렌드를 주도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진은 오사카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 신주쿠 글러브 호텔, 롯본기 힐스 등 선술집 스타일의 외식공간. 사진=식품외식경제 DB
일본은 현재 포장마차 스타일의 음식점이 트렌드를 주도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진은 오사카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 신주쿠 글러브 호텔, 롯본기 힐스 등 선술집 스타일의 외식공간. 사진=식품외식경제 DB

일본 외식업계도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일본의 외식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6.2조엔 규모에서 2020년 18.2조엔(전년 대비–30.7%), 2021년 16.9조엔(전년 대비 –6.9%)였다. 그러나 2023년에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7%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외식업 경기가 위축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일본은 각국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금리 정책을 실시한 것과는 달리 저금리와 함께 엔저를 유지했다. 엔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팽배해진 보복 소비심리와 여행에 대한 니즈가 엔저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으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일본 외식산업 규모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빠르게 복귀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본지는 일본 도쿄에서 일본의 《월간식당》 다이스케 토이(土肥大介) 전 발행인(현 외식 컨설턴트)과 현 도리야마(通山 茂之) 편집장, 그리고 외식 컨설턴트 에노키아 마사히코(複谷 政彦) 선생 등 일본 외식업계 전문가들을 만나 일본 외식업계 현황과 트렌드에 대해 들어봤다. 이들 전문가들은 “일본 역시 식재료비 상승과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대형매장보다는 전문화된 소형점 위주로 점포를 전개하고 있으며, 음식값을 올리지 못하는 대신 객단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세트메뉴’ 구성, 그리고 매출 확대를 위한 해외진출 전략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 낮아 전문화된 소형 점포 위주 전개

최근 일본에서 영업이 잘되는 음식점은 특별한 메뉴가 아닌 대중음식을 선보이는 음식점이다. 장바구니 물가가 높아지고 있지만 일본의 대중음식점 요시노야, 마쯔야, 스키야, 사이제리아, 마루가메제면 등은 음식 가격을 동결 혹은 소폭 올려 일본인들이 즐겨 찾고 있다.

그러나 외식업체 입장에서는 식재료비, 인건비, 점포세 등은 상승하고 있는데 음식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경영 측면에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고정비는 줄이고, 적은 인원으로 운영이 가능한 소형점포 오픈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단체 고객이 줄어들면서 와타미, 몬테로사, 와라와라 등 과거 대형규모를 지향했던 이자카야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 반면 30평 이하의 소점포 중심의 프랜차이즈를 전개하는 기업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본 외식업계도 인력난은 가속화되고 있다. 저가의 대중 음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영업이익이 1~2%에 불과해 인건비를 올려줄 수 없어 인재가 모두 떠나가고 있다고 한다. 에노키아 마사히코(複谷 政彦) 선생은 “만약 일본이 한국처럼 고금리 상황에 빠진다면 일본 외식업계는 50% 이상 폐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에는 현재 포장마차 분위기의 음식점이 유행이다. 최근 오사카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 신주쿠 글러브 호텔, 롯본기 힐스 등도 포장마차 스타일로 분위기를 변신해 호황을 누리는 한편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식재료비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대표적인 대중음식점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소폭 인상해 여전히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마루 우동은 새로운 메뉴(사진 왼쪽 빨간색 원 부분이 신메뉴)를 개발해 객단가를 올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식재료비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대표적인 대중음식점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소폭 인상해 여전히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마루 우동은 새로운 메뉴(사진 왼쪽 빨간색 원 부분이 신메뉴)를 개발해 객단가를 올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객단가 끌어올리기 위한 ‘세트메뉴’ 구성

저가의 대중음식점 매출이 어느 정도 높아졌지만 낮은 영업이익과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트렌드는 딜레마다. 이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도리야마(通山 茂之) 편집장은 “결국은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는데, 상품 하나하나의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세트 메뉴화 해 객단가 자체를 올리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기존 기본 메뉴 가격은 동결 혹은 소폭 인상하고, 단가가 높은 신메뉴를 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하나마루 우동은 기존 우동 가격은 유지한 가운데 스키야키 우동을 신메뉴로 개발해 690엔에 출시했다. 또 나가사키 짬뽕 전문점 ‘링거 헛(Ringer Hut)’은 기존 메뉴 가격은 동결한 상태에서 980엔의 홍합짬뽕과 굴이 2개 들어간 980엔의 굴짬뽕을 출시했다. 굴이 10개 들어간 디럭스 굴짬뽕은 가격이 3380엔이다. 굴은 개당 300엔이며, 굴의 개수를 선택할 수 있다. 이들 면프랜차이즈들은 면과 밥, 야끼만두를 다양한 세트로 구성해 선보이고 있다. 

외식 컨설턴트 다이스케 토이(土肥大介) 선생은 일본 외식기업 가운데 최근 성장세가 뚜렷한 외식업체로 포장마차 스타일의 스시전문점 ‘야다이 스시’를 꼽았다. 누구나 부담없이 스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해 현재 300여 점포를 전개하고 있다. 이들 점포는 매장을 전개할 때도 과거와 달리 마케팅 비용 절감을 위해 대대적으로 선전 대신하는 듯 마는 듯 점포를 전개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일본 스시 체인점의 매출 1위는 코로나19 위기 이전 1위를 차지했던 구라스시를 누르고 스시로가 올랐고, 하마스시가 추격하고 있다.

매출 확대 위해 해외 진출 불가결

일본 외식업체들의 수익률이 매우 악화된 가운데 도리야마 편집장은 매출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해외진출을 제시했다. 현재 아지센라멘, 마루가메제멘, 잇푸도 등 브랜드가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가운데 주요 외식기업들이 자사 브랜드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중광산업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아지센라멘’은 1968년 구마모토현에 1호점을 출점, 해외 주요 진출국은 중국으로 64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외에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미국, 한국 등 13개국에 총 660여 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토리돌 홀딩스가 운영하는 ‘마루가메제면’은 원하는 토핑을 셀프 스타일로 선택해 즐기는 사누키 우동 전문점으로 일본내 83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업계 1위 우동 브랜드이다.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국 등 세계 8개국에 23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식회사 리키원 홀딩스의 ‘잇푸도’는 ‘여성 혼자서도 들어갈 수 있는 깨끗하고 멋진 라멘집’을 콘셉트로 1985년에 창업했다. 현재 일본 내 14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에는 국내보다 더 많은 280여 개에 달한다. 특히 뉴욕, 런던, 싱가포르 등 대도시에 출점해 ‘스타일리시하고 쿨한 라멘집’으로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 다만 한국에는 애경산업에서 라이선스로 들여왔었으나 안착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이밖에 스시로, 갓덴스시, 요시노야, 스키야 등 수많은 외식 브랜드들이 해외에 진출해 호황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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