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 다이닝 양극화 심화... 양식보다 한식이 대세
파인 다이닝 양극화 심화... 양식보다 한식이 대세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8.07.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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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aT '프리미엄 외식 시장 조사 보고'

고급레스토랑을 찾는 우리나라 소비자 10명 중 6명은 남성으로 나타났으며, 이 곳에서 1인당 평균 8만4천 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런 고가의 레스토랑을 찾는 소비자의 80%가 6개월 이내 최소 1번 이상은 방문한 일반인 그룹으로 분석됐다. 월 2회 이상 방문하는 미식가 그룹과는 구분된다. 주목할 점은 일반인 그룹 내 소득 간 격차가 거의 없어 프리미엄 외식시장이 더는 고소득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이 같은 결과를 담은 ‘프리미엄 외식 시장 조사 보고’를 지난 5일 발표했다. 이 보고를 바탕으로 국내 프리미엄 외식시장의 현황과 향후 성장가능성 및 과제를 살펴봤다. 특히 현재 고급레스토랑(이하 파인다이닝)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를 통해 현장 상황과 애로사항 등을 들었다. <편집자 주>

모던한식 파인 다이닝 정식당(임정식 셰프)의 메뉴.
모던한식 파인 다이닝 정식당(임정식 셰프)의 메뉴.

Part 1 파인 다이닝
파인 다이닝(Fine Dining)이란 최고의 요리를 최상의 서비스로 최적의 분위기에서 즐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는 식사 자체가 하나의 이색적인 경험이 된다.
파인 다이닝의 개념은 18세기 프랑스 혁명 이후 출현했다. 신분제 폐지에 따라 왕, 귀족과의 고용계약이 종료된 전문 요리사들의 생계유지와 상류사회의 만찬을 즐겨보고자 했던 부르주아 계급의 욕구가 결합됨으로써 출발했다. 최고급요리라는 의미인 ‘오트 퀴진(haute cuisine)’으로 불리며 이후 20세기 전반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요리사들의 유럽국가 이주와 함께 파인 다이닝 문화가 널리 전파되기 시작했다.

모던한식 파인 다이닝 권숙수(권오중 셰프)의 메뉴.
모던한식 파인 다이닝 권숙수(권오중 셰프)의 메뉴.

기준 충족한 국내 파인 다이닝 총 269개
국내에는 파인 다이닝만을 따로 분류할 수 있는 별도의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표준산업분류체계에 따르면 파인 다이닝은 음식점업에 포함되며, 상권정보시스템에서는 일식·횟집·수산물, 중식, 양식전문 범주에 들어간다.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완전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인 다이닝은 호텔 레스토랑을 제외하면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따라서 가격, 메뉴, 영업 환경 등을 기준으로 파인 다이닝을 별도로 선정해서 조사를 진행했다. 또 인프라 및 소비자 층이 견고한 서울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 레스토랑과의 격차를 고려해 기준 가격대에 차이를 뒀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총 269개의 파인 다이닝이 존재한다. 이 중 호텔 레스토랑 55곳과 제주도 지역 5곳을 제외한 나머지 209곳 가운데 설문에 응답한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한편 실제 프리미엄 외식시장에서 소비자나 업계 관계자들은 제공되는 메뉴를 기준으로 크게 한식(전통/모던), 양식(프랑스/이탈리아/유럽), 중식, 일식 등으로 나눈다.
 
1914년 국내 최초 파인 다이닝 ‘조선호텔 팜코트’ 
레스토랑 가이드 ‘블루리본서베이’에 따르면 국내 최초의 파인 다이닝은 1914년에 문을 연 조선호텔 프렌치 레스토랑 팜코트이다. 이후 특급 호텔 위주로 양식당이 생기면서 간헐적으로 프리미엄 외식 문화를 선보이다 1980년대 신라호텔의 라 콘티넨탈(프랑스식)을 비롯 힐튼호텔의 시즌즈(프랑스식), 일폰테(이탈리아식)가 연이어 등장하며 국내 파인 다이닝의 계보를 이었다.
본격적인 프리미엄 외식 문화의 시작은 2000년대 이후로 볼 수 있는데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과 주 5일제 근무 등을 통한 여유로 미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로 맛집과 프리미엄 외식에 대한 이해도와 접근성이 높아졌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해외에서 수련한 젊은 요리사들이 오너 셰프로 개성 있는 레스토랑을 오픈하기 시작하면서 파인 다이닝의 중심이 호텔에서 로드숍으로 옮겨가게 됐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고급 중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호텔 외에도 많았지만 점점 줄어들면서 2000년대 이후에는 호텔 중식 레스토랑을 위주로 프리미엄 외식이 이뤄지고 있다.
일식은 오랫동안 고급 레스토랑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000년대 이후 고급 스시집 위주로 발전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스시집이 제외돼 일식 프리미엄 레스토랑의 수가 상대적으로 줄었다.

2010년을 전후로 스마트폰과 SNS가 활성화되며 젊은 층 사이에 SNS를 통해 경쟁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고 추구하는 성향이 높아졌다. 또 2015년 이후 방송을 통해 레스토랑의 주방을 책임지는 ‘셰프’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각종 콘텐츠에서 셰프에 중심에 서는 이른바 ‘스타셰프’가 등장해 프리미엄 외식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도 높아지고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간주하게 됐다.

모던 한식 파인 다이닝 밍글스(강민구 셰프)의 메뉴.
모던한식 파인 다이닝 밍글스(강민구 셰프)의 메뉴.

내 파인 다이닝 68% 서울, 그 중 절반 강남
지난해 9월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269개 파인 다이닝의 68%인 185곳이 서울에 있다. 이 중 절반인 89곳은 강남구 및 서초구에 있어 우리나라 파인 다이닝의 중심은 서울 강남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는 수도권과 부산 정도에서 파인 다이닝을 찾아볼 수 있고 이외에는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그나마 영남권에서 소수 운영되고 있으며 호남, 충청, 강원권은 미미하다.
업종별로는 전통한식이 68곳으로 25.3%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던한식과 더하면 한식이 전체의 32%로 파인 다이닝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이어 프랑스식과 이탈리아식이 각각 20.1%와 20.8%의 분포를 보였다. 이 중 프랑스식은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파인 다이닝에 속한 반면 이탈리아 식은 파스타와 피자를 주로 파는 대중적인 레스토랑이 많아 프랑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파인 다이닝 숫자가 적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일식과 중식은 의외로 파인 다이닝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일식은 스시 전문점을 제외한 이번 조사의 특성으로 인해 숫자가 적었고 중식은 전체 35개 중 17곳이 호텔 소속으로 전국적인 중식당의 규모에 비해 파인 다이닝 비중은 극히 적었다.

<그림 3-3> 국내 프리미엄 레스토랑의 업종별 분포

업종별 분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내 시장 파인 다이닝 시장은 프랑스식이나 이탈리아식 등 서양 레스토랑이 비교적 유리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젊은 요리사들이 해외, 특히 유럽이나 미국 쪽에서 경력을 쌓고 돌아와서 오너 셰프 레스토랑을 많이 열고 있는 추세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윤선용 기자  |  bluesman@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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