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년특집②] HMR·밀키트로 식품·외식업계 불황 뚫는다
[2020 신년특집②] HMR·밀키트로 식품·외식업계 불황 뚫는다
  • 박현군 기자 foodnews@이경민 기자
  • 승인 2020.01.0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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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R 시장 2025년 5조 원 규모 전망

HMR이 최근 수년 동안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면서 수익성 악화로 인한 정체기에 빠진 식품·외식업계의 불황 탈출구로 주목받고 있다. 외식업계는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HMR 시장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식품업계도 적극적인 HMR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HMR 시장 전망과 식품·외식업계의 시장 참여 현황에 대해 살펴봤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업체 제공

HMR 시장이 규모를 확장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HMR시장은 2008년 3588억 원에서 2018년 3조300억 원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2025년까지 5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HMR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으로는 인구구조의 변화(노령화 가속화), 1인가구와 맞벌이 증가, 여성의 사회진출 확장, GNP 3만 불 시대 진입 등을 들 수 있다.

식품업계, 신 성장동력으로 투자 진행
외식업계, 프랜차이즈 HMR 진출 확대
단체급식업계,신세계푸드·아워홈 양강 체제
각각 2150억 원·1335억 원 매출(2018년)

HMR 제품·밀키트 현대인 가심비 충족
이주은 CJ제일제당 상무는 “노령화, 1인 가구,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등은 가정에서의 조리시간 축소로 이어졌다. 반면 집에서 맛있고 배부른 한 끼를 먹고 싶어 하는 니즈는 줄어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또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가정에서 조리에 사용하는 시간이 줄었지만 가족과 함께 맛있고 영양가 높은 요리를 즐기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HMR은 이런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지난해까지 HMR에서 국탕류 간편식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탕류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6년 1178억 원에서 2018년 2323억 원으로 3년 동안 약 97% 성장했다. 
롯데멤버스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내놓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형태로 출시됐으면 하는 메뉴로 전통적인 한식이 39%로 가장 높았다. 

HMR의 성장과 함께 밀키트 시장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정훈 교수는 “잦은 외식과 인스턴트 음식에 질린 현대인들이 나만을 위한 제대로 된 한 끼를 누리기 위해 직접 조리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교수는 “레토르트형 HMR도 인스턴트 식품인 만큼 날 것을 직접 조리해 제대로 된 음식을 먹고 싶은 니즈는 높지만 그렇다고 조리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원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제품이 바로 밀키트”라고 말했다. 

구성회 태종에프디 대표는 “지난해까지 매출 실적을 살펴본 결과 HMR의 트렌드가 레토르트형에서 밀키트로 확실히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는 집밥 중심의 레시피로 구성한 냉동형 밀키트의 시대가 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부도 HMR과 밀키트 분야의 육성을 위해 식품공정 개정, 인증제도 세분화, R&D지원 확대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경영악화 식품·외식업계 HMR 진출 확대
식품·외식산업의 전체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가 66.01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3분기 중 최저치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소비행태비교조사에 따르면 2019년 월평균 외식비용은 30만6000원으로 전년대비 29만3000원 늘었지만, 1인당 외식 빈도는 전년대비 1회 줄은 월 13회에 불과했다. 

외식업계의 전망을 암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 감소, 경쟁 심화,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리스크 확대, 사회 구조 변화에 따른 오프라인 외식 수요의 감소 등이 있다. 특히 국내 외식업체 수는 인구 1만 명 당 약 125.4개에 달하는 등 포화상태인 것도 외식업계의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로 지목된다.

식품산업도 다르지 않다. 이용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0년 식품산업 전망에서 “2020년 세계 경제성장은 소폭 둔화되고 식품시장의 성장도 함께 정체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 식품의 전체 출하량은 2018년도와 비슷할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과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으로 인해 이익률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품산업의 2020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원인으로는 인구축소 가속화, 기후변화 등 전통적 리스크에 더해 2020년에 발생될 것으로 전망되는 북핵위기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 국제환율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곡물·육류·해산물) 가격 상승 가속화가 시름을 더하고 있다. 경영악화에 빠진 식품·외식업계가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HMR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것은 필연이다.

외식프랜차이즈업계, HMR 진출 사업 다각화
외식업계에서는 이연에프엔씨, 디딤, ㈜두둑한행복, 봉우리 등 식당에서 중소기업 규모로 발전한 이들이 HMR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연에프엔씨는 2018년 10월 ‘정통설렁탕’, ‘사골곰탕육수’, ‘양기조기육개장’, ‘사골도가니탕’ 등 4가지 HMR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레토르트(상온식품) 형태로 냄비에 부어 끓이거나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다.

디딤은 지난해 4월 쇼핑몰 11번가를 통해 ‘꼬막비빔밥’ 밀키트 제품을 판매했다. 1만 세트로 한정판매한 연안식당 꼬막비빔밥 HMR 제품은 밀키트 형식으로 국내산 새꼬막 200g, 연안식당만의 특제 숙성간장소스, 고소한 통깨 참기름, 채소(청양고추, 풋고추, 쪽파, 마늘슬라이스)로 구성한 간편 요리 키트(2인분) 상품이다. 특히 밀키트 제품의 특성상 잘 짜인 레시피를 바탕으로 손질된 재료와 양념으로 직접 조리해 정성스러운 한 끼 식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귀찮음은 해결해주고 심리적 만족감은 충족시켰다.

디딤 관계자는 “그동안 매장만 운영해왔던 것과 달리 집에서도 디딤 메뉴를 즐기고 싶다는 고객들의 니즈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연안식당 꼬막비빔밥 간편식을 시작으로 HMR 사업을 시작했다”며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외식 트렌드의 변화에 앞으로 외식업계가 얼마나 소비자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한 부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두둑한행복은 싱글족들을 위한 갈비탕, 불고기 등 가정간편식 온라인 판매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착한전복, 제철쌈밥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미 검증된 인기 메뉴로 2XL갈비탕 외 갈비탕 3종, 불고기 2종, 간장전복 2종 등을 선보였다. 별도의 준비과정 없이 바로 요리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고객의 편의를 극대화했다. 또한 포장지를 바로 자를 수 있는 일회용 나이프부터 탕류에 곁들여 먹으면 좋은 당면, 파를, 불고기류에는 각종 야채를 함께 동봉한 것이 특징이다.

장기조 두둑한행복 대표는 “가격은 시중 제품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품질은 인정받고 있어 재구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번 외식업계의 불황은 불경기에 의한 것만이 아닌 환경의 변화이기 때문에 변화하지 않으면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HMR 제품 진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 소개된 한정식집 봉우리는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가정간편식 브랜드 원테이블의 신제품으로 소고기를 얇게 저며 만든 ‘봉우리 떡갈비’, 돼지고기 잡냄새를 없애고 부추와 양파 등을 넣은 ‘동그랑땡’, 김치에 치즈를 섞어 식감을 살린 ‘모짜렐라김치 서울만두’를 출시했다. 특히 떡갈비는 봉우리의 인기 메뉴 중 하나로 떡갈비를 맛보기 위해 식당으로 갈 필요 없이 백화점이나 온라인 몰에서 편리하게 사 먹을 수 있다.

식품업계, HMR 투자 경쟁 가속화
식품업계는 어두운 경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돌파구로 HMR에 대한 R&D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계 및 식품연구소 경영자 115명을 대상으로 2019년과 2020년 식품산업의 이슈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정책, 국내 경기 침체가 저성장의 원인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HMR이 식품시장의 신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높았다.

이외에도 국제무역분쟁과 통상마찰, 국제 곡물가격, 환율변동에 대한 이슈와 일반식품의 기능성표시제도, 생계형 적합업종과 공정거래, 푸드테크와 대체식품 시장 전망 이슈도 등장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의 HMR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식품업계 HMR 분야 1위 기업인 CJ제일제당은 HMR분야 R&D에 2020년까지 2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햇반·비비고·고메의 주력 생산기지로 삼은 진천 블로썸 캠퍼스의 2020년 완공을 목표로 5400억 원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18년 과잉투자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를 2조 원에 인수한 것도 HMR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이었다. 

하림은 하림식품을 통해 2018년 2월 27일부터 전라북도 익산시에 5200억 원 규모로 종합식품단지를 조성했다. 하림식품은 오는 2월부터 이곳에서 육계 베이스의 각종 HMR 제품들과 즉석밥, 그리고 천연 소스와 조미료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푸드는 2018년 3월 간편한 한끼 식사를 컨셉으로 하는 쉐프드 냉동 간편식, 7월 에어프레이어와 전자레인지 기반 간편식 라퀴진 시리즈를 잇따라 내 놓으며 HMR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당사는 주식, 요리, 간식 등을 모두 아우르는 냉동 HMR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김천공장에서 930억 원의 자금을 투자해 하반기 생산을 목표로 냉동 HMR 생산라인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뚜기도 냉동만두의 호조를 이어가기 위해 2018년 610억 원을 순차적으로 투자하면서 설비확장을 완료했다. 이 밖에도 대상은 150억 원을 투자해 HMR 브랜드 ‘안주야’를 생산하는 전용 공장을 건설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3월 출시한 얄피만두와 황금밥알을 앞세워 냉동 HMR 시장 2위를 기록했으며 올해에도 그 여세를 몰아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냉동HMR 분야 강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단체급식업계도 HMR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체급식업계의 HMR 사업은 B2C 위주의 신세계푸드와 B2B 중심의 아워홈이 양강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2018년도 HMR 시장에서 거둬들인 양사의 매출액은 신세계푸드가 2150억 원, 아워홈이 약 1335억 원에 달한다. 현재 신세계푸드는 519억 원을 들여 증설한 오산 제2공장 HMR 생산라인에서 HMR 주력제품인 샌드위치와 냉동피자 생산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중소 식품업체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태종에프디는 지난해 냉동 HMR 분야에 선택과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년(2018년)대비 매출기준 10% 대의 성장을 거뒀다. 

구성회 대표는 “1인 가구 중에서 소득이 높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집중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에는 냉동 HMR이지만 친환경 알루미늄 용기로 담아 집에서 그릇과 설거지가 필요 없고 버려진 용기도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해 소비자의 편리를 도모하고 환경보전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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