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년특집⑤] 공유주방과 배달앱 결합으로 외식시장 다변화
[2020 신년특집⑤] 공유주방과 배달앱 결합으로 외식시장 다변화
  • 이경민 기자
  • 승인 2020.01.14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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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제조형·딜리버리형·시간공유형·가상주방 등 형태 다양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 IT기술의 발달로 식문화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유명 맛집을 방문해 즐기는 것보다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 대세가 됐고, 외식시장의 과포화와 경기불황으로 높아진 폐업률을 불안해하는 자영업 외식업자들에게 공유주방이 승부수로 떠올랐다. 이들의 발전 과정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업체 제공

 

지난해 7월 위쿡이 민간 최초로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후 공유주방 산업이 2020 트렌드로도 꼽히면서 외식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0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에서 발표한 ‘미리보는 2020 외식트렌드’에서는 공유주방을 푸드테크 활성화에 포함된 주요한 이슈로 다뤘다. 푸드테크 활성화란 외식업과 ICT 기술의 접목으로 키오스크 주문, 사이렌 오더, 배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등 비대면 서비스가 증가함에 따라 외식업주와 소비자의 음식점 이용, 관리가 스마트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공유주방이 주목받는 이유는 높은 폐업률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국내 음식점 수는 70만9099개로 대략 인구 72.9명당 1개의 음식점이 운영되고 있다. 과당경쟁에 높은 투자비, 가장 쉬운 자영업 진출 산업으로 선택되는 사회구조 등을 이유로 2017년 기준 음식점업의 신규 대비 폐업자 비율은 91.9% (통계청 출처)다.

이 밖에 4차 산업 발달, 대중화된 온라인 구매, 혼밥의 일반화, HMR 발달 등의 이유도 공유주방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 중 하나다.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은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왼쪽)와 안성휴게소(부산방향) 공유주방 매장.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은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왼쪽)와 안성휴게소(부산방향) 공유주방 매장.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정부도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규제 샌드박스 해소에 적극적이다. 현재 한국도로공사와 위쿡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공유주방 시범사업자로 지정됐다. 

업계는 공유주방 스타트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공유주방협의체 발족식을 갖는 등 사업유형별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각 업체의 의견을 수렴, 구체적인 기준과 향후 활동 방향을 정립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공유주방의 장점은 첫째,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둘째, 음식 만들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 셋째, 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넷째, 공유주방 운영 업체에서 제공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데모 공간, 데이터 분석 등 추가 서비스를 이용해 비즈니스 확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으로 분석할 수 있다.

현재 식품 제조·유통을 중심으로 하는 식품제조형 공유주방은 위쿡이, 딜리버리형 공유 주방은 먼슬리키친이, 시간대별로 주방을 나눠 쓰는 타임셰어형 공유주방은 나누다치킨이 각각 대표를 맡았다. 이들은 유형별로 규정을 만들어 입점자의 위생과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공유주방은 단순 주방 공간 대여가 아닌 창업교육과, 물류시스템까지 갖춘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1개 주방에서 다양한 브랜드 운영
공유주방과 함께 주목받는 것이 가상주방이다. 가상주방은 매장을 운영하는 경영주가 간판을 추가하지 않고 기존의 주방시설을 활용해 배달앱 플랫폼을 병행하는 영업 형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족발을 판매하는 매장에 덮밥이나 돈카츠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가 함께 입주한 것을 말한다. 이런 업체들은 배달 위주로 운영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외식전문기업 ㈜놀부는 외식트렌드가 급변하고 배달 음식 시장이 커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극복하고자 가상주방 사업을 시작했다. 1개의 브랜드를 추가할 시 일주일간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쉽게 업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조리 과정을 단순화한 것이 장점이다.

현재 놀부 브랜드 중 배달 브랜드는 대표적으로 돈까스퐁당떡볶이공수간, 흥부찜닭, 쫄면주는 삼겸본능, 찌개퀵, 공수간 등 5곳이다. 이들 브랜드를 도입한 가맹점은 평균 매출이 20% 성장했으며 최대 98%까지 매출을 올린 매장도 있다. 매장의 형태도 자사 오프라인 매장이나 배달 운영만 하는 등 원하는 형태로 타사 브랜드에까지 입점할 수 있어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원더파트너스에서 운영하는 혼밥대장은 1인 밥상 전문으로 가상주방에서 운영하고 있다. 혼밥대장 브랜드를 사용하더라도 운영 중인 메뉴와 콜라보를 하거나 원하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탄에 직화로 구운 완제품 형태로 본사가 공급하기 때문에 매장에서는 바로 굽기만 하면 되는 간편조리시스템 및 조리자동화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10평 내외의 소형 평수를 활용해서도 시작할 수 있어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2014년 실리콘밸리에 문을 연 키친 타운.사진=키친 타운 페이스북
2014년 실리콘밸리에 문을 연 키친 타운.사진=키친 타운 페이스북

해외 사례로는 미국의 대표적인 공유주방 브랜드 중 하나인 ‘키친 타운’을 들 수 있다. 2014년 실리콘밸리에 오픈해 약 536만 평 규모의 공유주방을 외식업 창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입주한 창업자들은 시간대별로 주방 공간과 오븐 등 주방 조리 도구 및 냉장·냉동고를 공유해 사용하며 이용 시간과 사용한 시설 종류에 따라 임대료를 지불한다.

그뿐만 아니라 업체들이 레스토랑이나 공장을 설립할 때 이노베이션 랩(혁신 연구소 등을 일컫는 말)을 통해 식품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기업과 업무 협조를 연결하는 파트너십 프로그램 등을 지원해준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독일 베를린에서 2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로스엔젤레스에서 시작한 클라우드 키친. 사진=클라우드 키친 페이스북
2016년 로스엔젤레스에서 시작한 클라우드 키친. 사진=클라우드 키친 페이스북

‘클라우드 키친’은 2016년 로스엔젤레스에서 시작했다.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는 레스토랑들을 대상으로 공유주방을 이용해 가상의 지점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입점 업체들은 $20.000(한화 약 2300만 원)의 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지불하며 한 지점 당 20~30개의 업체가 입점할 수 있다. 입점한 업체마다 4~5평대의 개별 주방, 배기후드를 사용할 수 있다. 배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을 제공해 입점 업체들이 빅테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기적 컨설팅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에는 서울 서초동에 1호점, 삼성동에 2호점을 오픈한 이후 심플 키친을 인수해 총 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타임셰어형 공유주방 나누다키친 독산점.사진=나누다키친 페이스북
타임셰어형 공유주방 나누다키친 독산점.사진=나누다키친 페이스북

나누다키친의 홍민기 팀장은 “공유주방의 성장으로 현재 외식시장에 불필요하게 들어가고 있는 부동산 금액과 인테리어 비용이 최소 비용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합리적인 금액으로 외식업이라는 시장에 도전할 수 있어 창업을 희망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며 앞으로 외식산업의 발전에 있어 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비용·고효율 배달 특화 매장 증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배달을 함께 운용하는 형태뿐 아니라 배달만을 전문으로 하는 가상주방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배달의민족이나 쿠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배달 및 배송 시장에 포지셔닝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배달앱 이용자가 2013년 약 90만 명에서 2018년 2500여만 명으로 늘어났다. 배달음식 시장의 규모도 같은 해에 20조 원을 넘어가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KBIZ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배달앱 가맹점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앱 입점 후 전체 매출 증감율이 평균 14.8%였으며 영업이익 증감율은 평균 4.5%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형태별로는 독립점의 매출액 증가율이 더 높았다. 프랜차이즈가 14.3%인 것에 비해 독립점은 16.1%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에서도 프랜차이즈가 4.5%보다 독립점이 4.7%로 더 높았다. 

식당을 내지 않아도 배달앱에 정식 업체로 등록할 수 있고 대부분의 배달앱은 광고 하나당 고정비용을 책정하는 형식으로 브랜드 수에 제한을 두지 않아 한 사업자가 브랜드를 여러 개 추가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가상주방 브랜드 ‘영칼로리 키친’은 지난 2018년 3월 국내 최초 월남쌈 배달 전문 브랜드 영칼로리 월남쌈을 선보인 이후 영칼로리 쌀국수, 영칼로리 샤브샤브, 냉면을 부탁해, 치뽁 등 5개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하나의 매장에서 최대 5개의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으며 원재료를 갖고 다양한 메뉴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또한 2030 여성 고객들과 3040 주부 고객을 고려한 메뉴 구성과 빅데이터·AI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CRM(고객관리) 시스템 및 소비자에게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기 위한 전략적 제휴 네트워크, 맛집 브랜드와 협업 등 3가지 방식으로 메뉴를 개발하고 있으며 유명 셰프와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패키징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는 ‘㈜ENF’는 참나무장작바배큐 오리도니를 시작해 큐브스테이크 브랜드 딜스테이크, 분식브랜드 오떡후, 돈가스 브랜드인 퐁당카츠를 론칭하는 등 총 4개의 브랜드를 200개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ENF의 승부수는 포장이다. 음식의 퀄리티 뿐만 아니라 포장에 사용되는 용기부터 수저까지 각각의 브랜드별 로고를 넣어 만들었다.

특히 딜스테이크의 풀박스 패키징은 고객 만족도가 높다. 부채살과 돼지목살, 치킨과 가니쉬 등 다양한 음식이 총 4개의 트레이에 담겨 나오는데 큰 박스 하나당 가격은 1만7000~1만8000원 선이다.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사 온 듯한 퀄리티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해외에서는 2014년 8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우버이츠’가 크게 확장하고 있다. 가상 레스토랑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이츠는 기존 레스토랑의 주방을 활용하지만 메뉴판에는 없는 음식을 만들고 우버를 통해 독점적으로 배달,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미국에 진출한 CJ제일제당도 비비고 QSR(Quick Service Restaurant)를 개점하면서 우버이츠 딜리버리를 통한 배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도어대시’는 음식 배달을 위해 최초로 로봇 피자 배달을 시도하는 등 혁신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배달 음식의 보온과 신선도 유지를 위해 NASA에서 개발한 특수 은박지를 포장지로 사용하는 등 신기술 도입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내 1600개 이상의 도시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100대 톱 레스토랑 중 90%와 제휴 중이다.

차량공유서비스기업 그랩에서 만든 음식배달 서비스 그랩푸드. 사진=그랩푸드 홈페이지
차량공유서비스기업 그랩에서 만든 음식배달 서비스 그랩푸드. 사진=그랩푸드 홈페이지

베트남에서는 ‘그랩푸드’가 성장하고 있다. 동남아의 우버라고 불리는 차량공유서비스기업 그랩(Grab)이 2018년 5월 새롭게 내놓은 음식배달 서비스 그랩푸드가 성공하면서 2018년 하반기부터 베트남에서는 음식배달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그랩푸드는 베트남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기존의 차량공유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음식 배달기사를 투입해 빠르게 성장했다. 그랩푸드는 출시 1년 만에 하루 주문 건수가 250배 증가했으며 가맹점과 파트너 레스토랑은 그랩푸드 플랫폼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순이익이 300%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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