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 단체가 내놓은 보고서가 식품업계를 한바탕 흔들었다. 이 보고서의 주된 내용은 MSG 무첨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12개 제품 중에서 8개 제품이 식물성 가수분해 단백질(HVP)을 사용한 ‘레불린산’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HVP사용은 무첨가 마케팅의 꼼수이자 소비자 혼란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HVP의 과다 섭취 시 인체에 해를 입힌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를 사실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HVP는 식품공전에서 식품으로 규정된다. MSG나 보존료, 고도표백분과 같은 식품첨가물이 아닌 고춧가루, 소금과 같은 일반적인 식품인 것이다. 식품첨가물은 사용량에 제한을 받지만 HVP는 식품으로 분류돼 사용량의 제한도 없다.
더욱이 네슬레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HVP의 사용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있으며, 미국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 시장에서 HVP의 시장 규모는 매우 크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들은 사실관계를 알아보지도 않고 소비자 단체가 불러주는 대로 베껴 쓰기 바빴다. 있지도 않은 내용까지 덧붙여 HVP가 MSG를 대체하는 새로운 화학조미료라 몰아붙이기까지 했다.
다행히 이번 사건의 파장은 크지 않았다. 덕분에 문제를 제기한 소비자 단체는 자기 꾀에 넘어간 꼴이 됐다. 스마트한 소비자가 더욱 많아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최근 ‘먹거리 X파일’로 유명한 이영돈 PD의 만행을 고발하는 온라인 게시물이 네티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중립적인 시각은 안중에도 없고 최대한 자극적으로 내보내는 언론의 네거티브 전략이 노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기회로 시청률과 온라인 클릭 수에 급급한 언론들의 자기 성찰이 있길 바란다. 특히 식품이 갖는 파급력을 감안했을 때 사실이 아닌 네거티브는 모두를 죽이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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